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지난 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당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지난 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당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현재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확대 논의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한국이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를 이유로 쿼드 참여에 난색을 펴자 미·일 등 기존 가입국들이 쿼드를 확대해 이른바 ‘쿼드 플러스’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을 접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테기 외무상은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쿼드 체제에 참여시킬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쿼드) 체제 자체를 넓히려는 논의는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에 오를 것이라 예상된 한국의 쿼드 참여에 선을 그은 것이다. 대신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항한 지역 내 협력에 대해 “일본이 2016년부터 제창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공유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을 추진하겠다”며 쿼드 밖에서의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국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이 잇달아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 19일 “쿼드는 민주주의가 각국 국민과 더 넓은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함께 내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설립됐다”며 “현시점에서 쿼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쿼드는 이미 네 개의 회원국이 존재한다”며 “쿼드 멤버십의 변화에 대해 예측하거나 예상할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쿼드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쿼드 확대를 적극 추진하던 미국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의 쿼드 참여는 바이든 행정부가 종전에 미국이 쿼드에 보여왔던 반중(反中) 프레임을 버린 이후에서야 가능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