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맞짱' 美 반도체기업, 삼성과 '맞손' 잡을까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텔에 도전장 던진 CPU 전문기업
美 반도체업체 '암페어컴퓨팅'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
삼성전자와 마주 앉아 협력 논의
고효율, 저비용 서버 CPU 설계
현재 TSMC 7nm 공정에서 생산
내년부터 5nm 공정에서 양산 계획
삼성 미국 파운드리 이용할 수도
SK하이닉스도 실리콘밸리 1조 투자
낸드플래시 기술개발 거점으로 육성
가우스랩스 등 AI반도체 R&D도 주력
美 반도체업체 '암페어컴퓨팅'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
삼성전자와 마주 앉아 협력 논의
고효율, 저비용 서버 CPU 설계
현재 TSMC 7nm 공정에서 생산
내년부터 5nm 공정에서 양산 계획
삼성 미국 파운드리 이용할 수도
SK하이닉스도 실리콘밸리 1조 투자
낸드플래시 기술개발 거점으로 육성
가우스랩스 등 AI반도체 R&D도 주력
21일(현지시간) 오전 9시 미국 워싱턴DC 상무부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한국과 미국 경제·산업계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기업인 중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미국 쪽에선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사장,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대표, 에드워드 브린 듀퐁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암페어컴퓨팅은 ARM의 아키텍처(설계도)를 활용해 서버용 CPU를 설계·판매한다. ARM의 아키텍처는 단순하고 절전능력에 강점을 가진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uer) 방식이다. 복잡한 명령어 세트인 인텔의 X86 아키텍처를 활용한 CPU와는 차별성이 있다.
퀄컴,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애플의 M1칩 등에 주로 활용되는 ARM 아키텍처를 서버용 CPU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에선 '새로운 도전'이란 평가가 나온다. 암페어컴퓨팅도 홈페이지를 통해 "고성능, 고효율, 저비용 서버용 칩의 새로운 스탠더드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암페어컴퓨팅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 텐센트, 틱톡, 바이트댄스 등에 칩을 납품 중이라고 발표했다. 신제품 출시 때도 인텔이나 AMD에 대한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는다. 지난해 3월 서버용 'Altra Arm CPU'를 출시했을때도 "AMD의 'EPYC 7002 Rome' 시리즈, 인텔의 '2세대 Xeon Scalable Refresh'와 정면대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창업자 겸 CEO는 르네 제임스다. 1965년생으로 인텔에서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3년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인텔 사장으로서 글로벌 운영 등을 맡았다.
현재 대만 TSMC의 7nm 공정에서 칩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암페어컴퓨팅은 최근 "2022년 이후엔 5nm 공정에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머지 않아 투자계획이 확정될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공장의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자국의 첨단 팹리스라는 상징성 때문에 암페어컴퓨팅을 비즈니스 테이블에 앉힌 것 같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새롭게 생기는 실리콘밸리 R&D센터를 '낸드 솔루션 및 반도체 핵심 R&D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인근 대학 및 선도기업으로 부터 최고 수준의 인재도 추가채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뿐만이 아닌 SK텔레콤의 최신 ICT 기술과 그룹 차원의 바이오·배터리 등 미래기술 연구 등을 수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실리콘밸리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8월 SK그룹은 자본금 5500만달러 규모 산업용 AI(인공지능) 전문 기업 가우스랩스를 실리콘밸리에 세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9년 8월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 김영한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2019년 SK하이닉스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업무를 시작했고 이듬해 AI 전문 기업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실리콘밸리엔 SK하이닉스의 현지 법인도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연계해 실리콘밸리를 첨단 반도체 R&D 기지로 만드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前 인텔 사장이 창업한 팹리스. MS와 텐센트 등에 납품
쟁쟁한 한국·미국의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다소 생소한 미국 기업이 테이블에 앉았다. 바로 암페어컴퓨팅이다. 이 회사는 2017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회사다.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를 설계·판매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다. 창업 당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그룹과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비상장사라 정확한 실적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300명 정도의 임직원들이 300억원 정도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암페어컴퓨팅은 ARM의 아키텍처(설계도)를 활용해 서버용 CPU를 설계·판매한다. ARM의 아키텍처는 단순하고 절전능력에 강점을 가진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uer) 방식이다. 복잡한 명령어 세트인 인텔의 X86 아키텍처를 활용한 CPU와는 차별성이 있다.
퀄컴,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애플의 M1칩 등에 주로 활용되는 ARM 아키텍처를 서버용 CPU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에선 '새로운 도전'이란 평가가 나온다. 암페어컴퓨팅도 홈페이지를 통해 "고성능, 고효율, 저비용 서버용 칩의 새로운 스탠더드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암페어컴퓨팅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 텐센트, 틱톡, 바이트댄스 등에 칩을 납품 중이라고 발표했다. 신제품 출시 때도 인텔이나 AMD에 대한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는다. 지난해 3월 서버용 'Altra Arm CPU'를 출시했을때도 "AMD의 'EPYC 7002 Rome' 시리즈, 인텔의 '2세대 Xeon Scalable Refresh'와 정면대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창업자 겸 CEO는 르네 제임스다. 1965년생으로 인텔에서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3년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인텔 사장으로서 글로벌 운영 등을 맡았다.
삼성 미국 파운드리공장에 5nm 칩 생산 맡길까
일반인에게 '무명'에 가까운 미국 반도체 팹리스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앉은 이유가 뭘까.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170억달러(약 19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공장 후보지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뉴욕, 애리조나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착공,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공장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폭 5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최첨단 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삼성전자의 최신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주요 타깃 고객사는 퀄컴, 엔비디아, AMD와 같은 미국의 대형 팹리스들과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 '자체칩 개발'을 선언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입장에선 암페어컴퓨팅 같은 유망 중소형 팹리스들의 주문도 무시할 수 없다. 성장 가능성이 작지 않아서다.현재 대만 TSMC의 7nm 공정에서 칩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암페어컴퓨팅은 최근 "2022년 이후엔 5nm 공정에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머지 않아 투자계획이 확정될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공장의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자국의 첨단 팹리스라는 상징성 때문에 암페어컴퓨팅을 비즈니스 테이블에 앉힌 것 같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1조 투자
이날 예상치 못했던 발표는 하나 더 있었다. SK하이닉스가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R&D(연구개발)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 9만578㎡(약 2만7400평) 부지에 2026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근무인력은 약 2000명으로 예상된다.SK하이닉스는 새롭게 생기는 실리콘밸리 R&D센터를 '낸드 솔루션 및 반도체 핵심 R&D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인근 대학 및 선도기업으로 부터 최고 수준의 인재도 추가채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뿐만이 아닌 SK텔레콤의 최신 ICT 기술과 그룹 차원의 바이오·배터리 등 미래기술 연구 등을 수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실리콘밸리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8월 SK그룹은 자본금 5500만달러 규모 산업용 AI(인공지능) 전문 기업 가우스랩스를 실리콘밸리에 세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9년 8월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 김영한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2019년 SK하이닉스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업무를 시작했고 이듬해 AI 전문 기업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실리콘밸리엔 SK하이닉스의 현지 법인도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연계해 실리콘밸리를 첨단 반도체 R&D 기지로 만드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