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윤호중, 대출 완화 이견…검찰개혁도 온도차

더불어민주당 '투톱'인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주요 현안에서 온도 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당내 81학번 그룹으로서 오랜 인연이 있지만,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두 사람의 정치철학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송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실사구시형 정치에 초점을 두자는 입장이라면 윤 원내대표는 개혁 기조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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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이견이 드러난 부분은 부동산이다.

송 대표는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사실상 90%까지 파격적으로 완화하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윤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LTV 90% 완화'에 대해 "송 대표의 '누구나집 프로젝트'가 와전돼 기사화되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주택 공급 가격의 1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인데, 나머지 90%에 관해 설명하다가 LTV 이야기가 잘못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송 대표는 "LTV와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엇박자 논란을 빚었다.

검찰개혁 이슈에서도 노선차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송 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해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좁혀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윤 원내대표는 민생뿐 아니라 개혁도 주요 과제로 가져가면서 당 지지자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의원은 "송 대표는 검찰개혁 속도·강도 '조절파'에, 윤 원내대표는 '유지파'에 가깝다"며 "최고위원들의 성향도 나뉘는 만큼 특정 사안을 놓고 최고위 의결을 한다면 표가 반반씩 갈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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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정권재창출을 이뤄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는 점에서 최대한 대화하며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 엇박자 논란을 놓고서도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가 비공개회의에서 "그런 취지가 아니었는데 엇박자라고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는 후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갈등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송 대표가 추진력이 강한 스타일이지만 원내 의견을 존중하며 조화롭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