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식장 출입 통제 불구 오후 1시까지 2천300여명 몰려
"그립습니다" 노무현 서거 12주기 봉하마을 추모 물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봉하마을 입구부터 '보고픕니다, 그립습니다', '꽃이 져도 어찌 님을 잊으리', '사람 사는 세상, 만들어 가겠습니다' 등 추모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추도식장인 대통령 묘역 인근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와 엽서 등을 나누는 장소가 마련됐다.

이날 추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추모객 의자는 마련되지 않았다.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추도식을 온라인 생중계했지만, 직접 마음을 전하고 싶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모님의 손을 잡은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까지 전 연령대가 마을을 찾았다.

주차공간이 모자라 인근 농로까지 차량이 들어서면서 마을 입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추모 행사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식장과 다소 떨어진 통제선 밖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작년에도 행사가 진행될 동안 식장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익숙하게 안내를 따랐다.

대구에서 온 30대 남성은 "방역 지침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불만 없이 따른다"며 "오늘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이 코로나19가 확산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립습니다" 노무현 서거 12주기 봉하마을 추모 물결
추도식이 끝나고 출입 통제가 풀리자 추모객들은 속속 묘역으로 몰렸다.

참배를 원하는 인파가 몰리자 재단 관계자는 거리 두기를 안내했다.

손 소독과 발열 검사를 마친 시민만 묘역에 들어설 수 있었다.

참배객들은 고인이 잠든 너럭바위에 하얀 국화꽃을 올리고 묵념했다.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와 함께 참배한 부부는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지낼 때부터 이곳을 찾았다"며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온다는 마음으로 매년 방문한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에 사는 백모(63)씨도 "노 전 대통령 임기 당시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그가 떠난 뒤 사상을 알게 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너럭바위에 하얀 국화꽃을 올리고 돌아선 김모(64)씨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먹먹해진다"며 울먹였다.

이날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사위 곽상언 변호사 등 유족과 각계 주요 인사 등 70여 명만 참석했다.

노무현재단은 오후 1시 기준 2천331명이 마을을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