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유쾌한 반란 꿈꾼다"며 0선, 초선 후보들을 응원했다. 이는 사실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권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개지지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23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번 망설였고, 깊게 고민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감히 이런 의견을 낸다는 것이 주제넘는 일일 수 있어서 더욱 저어되었다"면서도 "그러나, 절실한 마음이 들어 숨어 있을 수 없었다"며 당 대표 선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오 시장은 "방금 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보았다.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그 많은 후보 중 누가 대표가 되어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되었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라며 이들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초선 김웅(51)·김은혜(50) 의원과 원외의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은 자체적으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오 시장은 "경륜과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 인정한다. 그런데, 이번 당 대표는 대선후보와 호흡을 맞추어 상호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서포터로서의 역사적 소명이 있다"며 "어차피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당 대표의 역할은 지원기능에 한정되고, 대선 후보가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적어도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며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대표!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오 시장의 게시글을 곧바로 공유하며 "선거 캠프에서 많은 것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했다.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 내겠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