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익스플로러 "역사 속으로"…네이버웨일은 '점유율 70배' 급성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 점유율 압도적…MS는 IE 접고 '엣지'로 전환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이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한때 웹브라우저의 대명사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내년 서비스를 종료하고, 네이버 '웨일'이 약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70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추격에 시동을 걸면서다. 네이버 웨일이 이 기세를 이어가면 압도적 점유율의 구글 크롬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S는 지난해 11월 협업도구 '팀즈' 지원을 중단하고 올해 8월부터는 구독형 오피스 '마이크로소프트365'의 일부 기능을 쓸 수 없게 하는 등 IE 종료를 준비해왔다. 다만 IE 기반 웹사이트를 지원하는 엣지의 'IE 모드'는 최소 2029년까지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IE는 웹브라우저의 대명사였다. 1995년 출시 후 26년간 윈도우의 기본 웹브라우저로 자리매김했다. 한때 시장 점유율이 9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HTML5(hypertext markup language·웹 문서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 호환성 문제 등이 불거지며 구글 크롬에 시장을 내주기 시작했다.
2008년만 해도 60% 후반대를 유지한 MS는 2011년 IE9을 출시하며 반등을 꾀했지만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2016년 이후 IE의 시장 점유율은 10% 이하로 추락했고, MS가 2015년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하며 IE는 '11 버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한국은 유독 IE 의존도가 높았다. 웹 분석회사 '스탯카운터'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8월 한국의 IE 전체 버전 점유율은 매월 무려 90% 이상을 차지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였다. 온라인뱅킹 호환성 문제나, IE 외의 웹브라우저와 운영체제들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고 액티브X를 채택한 것과 영향을 끼쳤다.
최근 들어 IE 점유율은 국내 시장에서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모바일+PC) 점유율은 △크롬 51.66% △삼성인터넷 12.96% △웨일 8.29% △IE 5.82% △엣지 5.08%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인터넷이 웨일보다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자가 자진 다운로드 받은 비율은 웨일이 더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웨일이 1년 만에 급성장한 배경으로는 국내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이 꼽힌다. pdf 파일을 크롬과 IE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글뷰어 프로그램 없이도 hwp를 웨일에서 열어볼 수 있는 식이다.
여기에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 처음 보는 단어도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여러 편의 도구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사이드바' 등의 기능도 이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점유율 확대에 기여한 요인으로 파악된다.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네이버는 웨일 광고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 띄워 다운로드를 유도하고 서비스를 지속 업그레이드했다. 웨일을 다운로드한 뒤 사용 후기를 남기면 맥북, 아이패드 프로, 에어팟 등의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네이버는 웨일을 3년 이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올려놓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토종 웹브라우저', '웹브라우저 주권' 등의 표현을 쓰면서 크롬 추격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웨일을 이끄는 김효 네이버 책임리더는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은 기준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긴 힘들다"면서도 "긴 시간이 걸리는 소프트웨어 간 싸움에서 자체 기준으로 점유율이 2년 전보다 10배, 1년 전보다 5배 성장했고 최근에는 매주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운영체제(OS) 생태계를 장악한 사업자와 겨뤄 브라우저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지만 웨일은 자체 디바이스나 OS 없이도 편리한 사용성으로 사용자 선택을 받으며 성장할 것"이라면서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웨일의 존재감을 키워 나가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일이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네이버 플랫폼 파워를 고려했을 때 마케팅이 받쳐주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매월 업데이트를 통해 OS 이질성을 줄여나가고 첫 사용자 비율을 꾸준히 늘리면 향후 크롬과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IE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보안 취약성이었다. 편의성에만 초점을 맞추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보안성 강화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웹브라우저 대명사였던 IE, 내년 6월 서비스 종료
24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공식 블로그에 "IE11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의 지원을 내년 6월15일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내년 6월15일 이후 PC에 설치된 IE는 비활성화되고, 실행하면 자동으로 MS의 다른 웹브라우저 '엣지(Edge)'로 전환된다.MS는 지난해 11월 협업도구 '팀즈' 지원을 중단하고 올해 8월부터는 구독형 오피스 '마이크로소프트365'의 일부 기능을 쓸 수 없게 하는 등 IE 종료를 준비해왔다. 다만 IE 기반 웹사이트를 지원하는 엣지의 'IE 모드'는 최소 2029년까지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IE는 웹브라우저의 대명사였다. 1995년 출시 후 26년간 윈도우의 기본 웹브라우저로 자리매김했다. 한때 시장 점유율이 9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HTML5(hypertext markup language·웹 문서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 호환성 문제 등이 불거지며 구글 크롬에 시장을 내주기 시작했다.
2008년만 해도 60% 후반대를 유지한 MS는 2011년 IE9을 출시하며 반등을 꾀했지만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2016년 이후 IE의 시장 점유율은 10% 이하로 추락했고, MS가 2015년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하며 IE는 '11 버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한국은 유독 IE 의존도가 높았다. 웹 분석회사 '스탯카운터'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8월 한국의 IE 전체 버전 점유율은 매월 무려 90% 이상을 차지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였다. 온라인뱅킹 호환성 문제나, IE 외의 웹브라우저와 운영체제들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고 액티브X를 채택한 것과 영향을 끼쳤다.
최근 들어 IE 점유율은 국내 시장에서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모바일+PC) 점유율은 △크롬 51.66% △삼성인터넷 12.96% △웨일 8.29% △IE 5.82% △엣지 5.08%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인터넷이 웨일보다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자가 자진 다운로드 받은 비율은 웨일이 더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네이버 "3년 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 올려놓겠다"
네이버는 IE의 퇴장을 웹브라우저 주도권을 찾아오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크롬과의 격차가 크지만 웨일의 점유율은 지난해 1월 0.12%였다가 같은해 12월 8.29%까지 급성장하는 등 성장률만 놓고 보면 약 70배나 뛰었다.이처럼 웨일이 1년 만에 급성장한 배경으로는 국내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이 꼽힌다. pdf 파일을 크롬과 IE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글뷰어 프로그램 없이도 hwp를 웨일에서 열어볼 수 있는 식이다.
여기에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 처음 보는 단어도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여러 편의 도구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사이드바' 등의 기능도 이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점유율 확대에 기여한 요인으로 파악된다.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네이버는 웨일 광고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 띄워 다운로드를 유도하고 서비스를 지속 업그레이드했다. 웨일을 다운로드한 뒤 사용 후기를 남기면 맥북, 아이패드 프로, 에어팟 등의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네이버는 웨일을 3년 이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올려놓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토종 웹브라우저', '웹브라우저 주권' 등의 표현을 쓰면서 크롬 추격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웨일을 이끄는 김효 네이버 책임리더는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은 기준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긴 힘들다"면서도 "긴 시간이 걸리는 소프트웨어 간 싸움에서 자체 기준으로 점유율이 2년 전보다 10배, 1년 전보다 5배 성장했고 최근에는 매주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운영체제(OS) 생태계를 장악한 사업자와 겨뤄 브라우저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지만 웨일은 자체 디바이스나 OS 없이도 편리한 사용성으로 사용자 선택을 받으며 성장할 것"이라면서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웨일의 존재감을 키워 나가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일이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네이버 플랫폼 파워를 고려했을 때 마케팅이 받쳐주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매월 업데이트를 통해 OS 이질성을 줄여나가고 첫 사용자 비율을 꾸준히 늘리면 향후 크롬과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IE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보안 취약성이었다. 편의성에만 초점을 맞추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보안성 강화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