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일 뿐", "변화 바라는 민심" 해석 분분 속 향배 촉각
吳 사실상 李 지지 나서자 羅 "시정 바쁘실텐데…만만한 당 대표 원하나"
野 '이준석 30% 여론조사' 후폭풍…계파 지원설도 수면 위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당내에서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주자마다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지원설까지 수면 위로 오르는 모습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한길리서치가 지난 22일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 참조)에서 30.1%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나경원 전 의원보다 12.7%포인트 높은 지지도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확인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반겼다.

그는 23일 통화에서 "안정보다는 개혁을 원하는 분들이 방향성을 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경륜을 앞세운 나 전 의원이나 주호영 의원 측은 여론조사 결과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전당대회 룰과는 거리가 먼 여론조사"라며 "지금까지의 조사는 당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경향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유의미한지 계량화하긴 어렵다"면서도 "일반 여론이 당심을 바꿀 수 있는 환경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여론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전대를 휩쓰는 젊은 바람의 동력은 변화의 열망"이라며 "내년 대선은 누가 더 빨리, 많이 변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적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륜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국민의 마음을 얻을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오 시장의 메시지는 서울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한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처럼 당권 레이스 초반 이 전 최고위원이 치고 나가자 그를 향한 견제도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다른 주자들은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이 사실상 오 시장의 지지를 받은 것은 물론, 초선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과 함께 '유승민계'로 분류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에 고질적인 계파의 그림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도 (계파 대결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유승민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 김 의원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서도 "시정이 바쁠 텐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며 "좀 쉬운 당 대표, 좀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