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문화관람 2년새 38% 급감…코로나19 영향
지난해 서울 시민 1인당 문화예술 관람 횟수는 4.2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6.8회)에 비해 38.2% 감소한 수준이다. 문화예술 관람비로 지출한 금액도 2년새 38.3%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문화예술 관람 활동 전반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를 24일 발표했다. 지난 1~2월 서울에 거주하는 6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응답자의 연평균 문화예술 관람횟수는 4.2회, 관람비용은 7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재단 측은 “영화, 축제 등 대규모 관객이 밀집되는 분야의 관람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며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발생 후 문화시설 이용시 불안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고 했다.

재택근무 시행, 집단활동 축소 등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난 데 비하면 눈 여겨 볼 대목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응답자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6시간, 주말 6.5시간을 기록했다. 2018년 조사 때 평일 3.2시간, 주말 6시간이었던 데 비해 각 12.5%, 8.3% 증가했다.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관람 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오프라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대체 관람과 문화시설·공간 방문 관람 경험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70.6%가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차이가 없다’는 응답은 7.2%에 그쳤고, 나머지 22.1%는 ‘보통이다’라고 했다.

재단 측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비대면 프로그램이 확대되지만 오프라인을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대체 문화관람 활동의 단점은 ‘현장감을 느낄 수 없는 화면 구성’이 38.5%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음질이나 화질이 좋지 않음(19.6%)’, ‘시설·공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음(17%)’ ‘관람 전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없음(10.5%)’ ‘다른 사람과 같이 관람할 수 없음(7.9%)’ 등의 응답도 이어졌다.

유연식 서울문화재단 대표 직무대행(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것을 감안해 중장기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시니어 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준 높은 온라인 문화관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신경쓸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