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금융위 서기관 "공짜점심 없다고?…네트워크 경제엔 있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플랫폼 경제'출간
2019년 인터넷은행 인가 담당
플랫폼 기업 잠재력 실감
은행들은 큐레이팅능력 기르고
정부는 경쟁력 위해 유연한 대처를
2019년 인터넷은행 인가 담당
플랫폼 기업 잠재력 실감
은행들은 큐레이팅능력 기르고
정부는 경쟁력 위해 유연한 대처를
“우리는 과연 카카오톡을 공짜로 쓰는 것일까요? 플랫폼 중심으로 바뀌는 경제 구조를 이해하지 않으면 혁신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을 최근 출간한 강성호 금융위원회 서기관(39·사진)은 지난 23일 기자와 만나 “거대 네트워크 기업발(發) 변화에 정부가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듀크대 국제개발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행정고시(48회)에 합격한 뒤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를 거쳐 2012년부터 금융위에서 근무해왔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에 파견 근무 중이다.
현직 금융위 소속 공무원이 경제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화제가 됐다. 그는 “2019년 은행과에서 일할 당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담당하면서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 기업의 잠재력을 체감했다”며 “비대면 인증, 해외 송금 수수료 대폭 할인, 무지점 영업 등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능들도 당시 이 회사들의 혁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네트워크 경제로의 대전환이 주는 의미를 알리고, 혁신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강 서기관은 책에서 밀턴 프리드먼이 남긴 유명한 말인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을 뒤집어 새 경제 체계를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네이버가 금융산업에서 지금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두 기업은 △네트워크(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고) △큐레이팅(좋은 상품을 전시) △고객 경험(편의 제공) 등 면에서 기존 금융사보다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플랫폼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통 은행에 요구되는 역할과 규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책에 담았다. 그는 “은행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알맞은 상품을 큐레이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다른 정보기술(IT) 회사와의 협업도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산분리는 은행이 전통적인 틀 속에 갇혀 있게 하는 대표적인 규제”라며 “금융과 IT의 융복합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규제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정소람 기자/사진=신경훈 기자 ram@hankyung.com
책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을 최근 출간한 강성호 금융위원회 서기관(39·사진)은 지난 23일 기자와 만나 “거대 네트워크 기업발(發) 변화에 정부가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듀크대 국제개발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행정고시(48회)에 합격한 뒤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를 거쳐 2012년부터 금융위에서 근무해왔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에 파견 근무 중이다.
현직 금융위 소속 공무원이 경제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화제가 됐다. 그는 “2019년 은행과에서 일할 당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담당하면서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 기업의 잠재력을 체감했다”며 “비대면 인증, 해외 송금 수수료 대폭 할인, 무지점 영업 등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능들도 당시 이 회사들의 혁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네트워크 경제로의 대전환이 주는 의미를 알리고, 혁신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강 서기관은 책에서 밀턴 프리드먼이 남긴 유명한 말인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을 뒤집어 새 경제 체계를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네이버가 금융산업에서 지금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두 기업은 △네트워크(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고) △큐레이팅(좋은 상품을 전시) △고객 경험(편의 제공) 등 면에서 기존 금융사보다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플랫폼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통 은행에 요구되는 역할과 규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책에 담았다. 그는 “은행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알맞은 상품을 큐레이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다른 정보기술(IT) 회사와의 협업도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산분리는 은행이 전통적인 틀 속에 갇혀 있게 하는 대표적인 규제”라며 “금융과 IT의 융복합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규제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정소람 기자/사진=신경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