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신용카드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마케터’를 선보인다. 파일럿 테스트를 해본 결과 AI가 인간보다 400% 높은 마케팅 성과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인간과 AI의 마케팅 대결 실험을 했다. 동일한 숫자의 고객을 대상으로 AI와 임직원 마케터가 각기 ‘앱푸시 알림’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특정 기간 A 간편결제 서비스에 등록된 삼성카드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 결제금액에 따라 할인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고객이 알림을 열어 혜택을 확인하도록 하고 실제 결제까지 이끌어내는 게 목표였다.

인간 마케터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타깃 고객을 설정한 뒤 특정 시점에 앱푸시 알림을 동시에 보내는 식으로 업무를 했다. 타깃 선정과 마케팅 실행 시점 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령 타깃 고객군에 있던 B가 알림을 받기 전날 해당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탈퇴해버리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변수들이 많아 마케팅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AI 마케터는 개별 고객의 니즈와 성향, 상황, 결제주기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타깃을 실시간으로 생성했다. AI가 판단하는 최적의 시점에 알림을 보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1분 전 (마케팅) 타깃이 지금의 타깃이 아닐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일럿 테스트 결과 앱푸시 알림을 확인한 고객은 AI가 인간보다 47%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시지를 열어보고 실제로 혜택을 이용한 고객은 AI가 인간 마케터보다 400% 이상 많았다. 삼성카드는 이를 통해 마케팅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도 무분별한 ‘알림 공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카드는 간편결제 서비스 관련 마케팅에 이미 부분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정기 결제와 신상품 발급 관련 마케팅 등으로까지 AI 마케터의 활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