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Z세대가 어릴 때부터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데다 아바타를 통해 ‘멀티 페르소나’를 추구하는 데 거부감이 없는 특징이 있다고 진단했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고, 이 캐릭터를 통해 뭔가를 하는 것 자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타인과 소통하고, 잘 꾸민 아바타를 통해 남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발현되기 쉬운 공간이라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게 영향을 미쳤다.
Z세대의 대표적 수식어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국내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기가 2010년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는 학창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자연스럽게 사용한 세대다. 아날로그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밀레니얼 세대와 다른 점이다. 인터넷이 ‘고향’인 이들에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은 매력적인 놀이 문화라는 평가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소통 욕구를 발현하기에 가장 적당한 공간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학생은 등교하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들은 대면수업을 마친 뒤 학교 앞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노는 대신 네이버Z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모여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을 하면서 친목을 다졌다.
인간이 늘 갈구하는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을 얻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설명도 있다. 메타버스에서 활용하는 또 다른 자아 ‘아바타’에 내가 바라는 모습을 투영하는 이유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