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 다시 불붙은 글로벌 미디어 M&A [여기는 논설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가 넘치던 2000년, 미디어업계 최대 뉴스는 타임워너와 아메리카온라인(AOL)의 합병이었습니다. 합병금액만 무려 1650억달러(약 181조원).역대 최대였습니다. 최고의 콘텐츠 회사(타임워너)와 최강의 인터넷회사(AOL)와의 합병뿐 아니라 신·구미디어의 결합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닷컴버블 붕괴비와 두 회사간 문화 차이로 인해 그야말로 대실패로 끝났습니다. '세기의 잘못된 만남'이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합병 9년만에 타임 워너가 AOL를 분사시켰고, AOL는 2015년 미국 1위 통신회사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에 인수됐습니다. 버라이즌은 2017년 야후를 인수한뒤 AOL과 합쳐 구글,페이스북에 맞먹는 미디어기업으로 키우려했지만 실패했습니다. 한편 AOL를 떼어낸 타임워너는 2018년 854억달러에 미국 2위 통신사 AT&T에 인수됐고, 회사명이 워너미디어로 바뀌었습니다.
21년전 타임워너와 AOL합병 건이 떠오른 것은 최근 이들의 '후손'이 다시 미디어업계 M&A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버라이즌은 이달초 AOL과 야후가 속한 미디어사업부를 50억달러에 사모투자회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매각했습니다. 또 지난 17일엔 AT&T가 자회사인 워너미디어를 '다큐왕국'으로 유명한 케이블TV사업자 디스커버리와 합병키로 했습니다. 곧이어 아마존이 영화 '007 시리즈' '터미네이터'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메트로-골드윈-마이어(MGM)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미 언론들은 NBC유니버설을 보유한 컴캐스트와 비아콤CBS가 비슷한 선택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9년 디즈니가 21세기폭스사를 인수하는 등 미디어업계 M&A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해진 모습입니다.
이같은 '합종연횡'의 배경엔 급성장하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장이 있습니다. 안그래도 커지던 시장인데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졌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2년 전세계 OTT시장 규모가 141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OTT시장에선 선도업체인 넷플릭스 뿐 아니라, 월드디즈니(디즈니+), AT&T(HBO맥스), 아마존(아마존프라임비디오) 애플(애플TV+)등이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컴캐스트(피콕)와 비아콤CBS(파라마운트+)도 각각 작년 7월과 올해 3월에 OTT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가 서비스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국내 토종 OTT인 웨이브, 티빙, 왓챠가 경쟁하고 있고, 쿠팡(쿠팡플레이)까지 뛰어들었습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넷플릭스로 시작했다가 볼만한 콘텐츠를 웬만큼 다 섭렵했다며 국내 OTT로 확장해 중복가입한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넷챠(넷플릭스+왓챠), 웨플릭스(웨이브+넷플릭스) 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화제가 되고 끌리는 작품이 있으면 기꺼이 돈을 내고 가입해 시청합니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음원이나 웹툰, 웹소설, 영상 등에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결국 콘텐츠가 핵심인거죠. 이렇다보니 다들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콘텐츠에 집중합니다. 이를 위한 OTT 회사들의 투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플랫폼과 콘텐츠는 공생관계지만, 점점 콘텐츠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상파TV, 케이블TV, 인터넷TV, OTT까지 영상을 소비하는 주요 채널은 계속 바뀌어도 궁극적인 경쟁력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달려있습니다. 후발주자인 디즈니+가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를 추격할 수 있는 것도 그동안 쌓아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최근에 더욱 활발해진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의 M&A도 결국 OTT시장에서 경쟁할만한 콘텐츠 확보를 위한 움직임입니다. 글로벌 OTT시장의 급성장은 국내 콘텐츠 업계 입장에선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글로벌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넓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젠 국내 콘텐츠 생산도 '문화산업''수출산업'이란 측면에서 다시 바라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박성완 논설위원
21년전 타임워너와 AOL합병 건이 떠오른 것은 최근 이들의 '후손'이 다시 미디어업계 M&A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버라이즌은 이달초 AOL과 야후가 속한 미디어사업부를 50억달러에 사모투자회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매각했습니다. 또 지난 17일엔 AT&T가 자회사인 워너미디어를 '다큐왕국'으로 유명한 케이블TV사업자 디스커버리와 합병키로 했습니다. 곧이어 아마존이 영화 '007 시리즈' '터미네이터'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메트로-골드윈-마이어(MGM)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미 언론들은 NBC유니버설을 보유한 컴캐스트와 비아콤CBS가 비슷한 선택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9년 디즈니가 21세기폭스사를 인수하는 등 미디어업계 M&A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해진 모습입니다.
이같은 '합종연횡'의 배경엔 급성장하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장이 있습니다. 안그래도 커지던 시장인데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졌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2년 전세계 OTT시장 규모가 141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OTT시장에선 선도업체인 넷플릭스 뿐 아니라, 월드디즈니(디즈니+), AT&T(HBO맥스), 아마존(아마존프라임비디오) 애플(애플TV+)등이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컴캐스트(피콕)와 비아콤CBS(파라마운트+)도 각각 작년 7월과 올해 3월에 OTT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가 서비스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국내 토종 OTT인 웨이브, 티빙, 왓챠가 경쟁하고 있고, 쿠팡(쿠팡플레이)까지 뛰어들었습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넷플릭스로 시작했다가 볼만한 콘텐츠를 웬만큼 다 섭렵했다며 국내 OTT로 확장해 중복가입한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넷챠(넷플릭스+왓챠), 웨플릭스(웨이브+넷플릭스) 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화제가 되고 끌리는 작품이 있으면 기꺼이 돈을 내고 가입해 시청합니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음원이나 웹툰, 웹소설, 영상 등에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결국 콘텐츠가 핵심인거죠. 이렇다보니 다들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콘텐츠에 집중합니다. 이를 위한 OTT 회사들의 투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플랫폼과 콘텐츠는 공생관계지만, 점점 콘텐츠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상파TV, 케이블TV, 인터넷TV, OTT까지 영상을 소비하는 주요 채널은 계속 바뀌어도 궁극적인 경쟁력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달려있습니다. 후발주자인 디즈니+가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를 추격할 수 있는 것도 그동안 쌓아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최근에 더욱 활발해진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의 M&A도 결국 OTT시장에서 경쟁할만한 콘텐츠 확보를 위한 움직임입니다. 글로벌 OTT시장의 급성장은 국내 콘텐츠 업계 입장에선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글로벌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넓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젠 국내 콘텐츠 생산도 '문화산업''수출산업'이란 측면에서 다시 바라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박성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