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스러워, 내 미래 더 불투명해졌다"
정승환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안테나 사옥에서 EP '다섯 마디'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 EP '다섯 마디'는 정승환의 깊은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발라드곡들로 구성된 신보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 시간'을 비롯해 '봄을 지나며', '그런 사람', '그대가 있다면', '러브레터'까지 정승환은 고퀄리티 오리지널 발라드로 꽉 채운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겨울, 가을에 듣기 좋은 게 발라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봄, 여름에 발라드를 안 듣는 건 아니다. 이 시기에 발라드 듣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는 정승환의 목소리에서 묵직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정통 발라드'를 선보인다는 설렘과 기대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정승환은 "이번에 발라드로 승부를 띄우는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또 그게 나에 대한 정의나 규정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 작업이기도 했다"며 "내가 하고 싶은 여러 색깔 중에 하나를 하자는 것일 뿐, 한 가지로 정의하자는 건 아니다"고 차분히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발라드계 선배 성시경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정승환에 앞서 '발라드 왕자'라 불리는 성시경이 최근 컴백했다. 성시경은 컴백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후배로 정승환을 언급한 바 있다. 정승환은 "성시경이라는 가수는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발라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고, 내겐 하늘 같은 선배님이다"며 "데뷔 때부터 아껴주셨다. 늘 감사하다.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시경은 타이틀곡으로 댄스 장르를 내세웠다. 43세에 춤을 추는 발라더라니, 분명히 과감한 도전이다. 자칭 '안테나의 메인댄서'라 자부하는 정승환에게 성시경의 도전이 어땠는지 묻자 대뜸 "내 미래가 조금 더 불투명해졌다"는 답이 돌아와 웃음을 자아냈다.
정승환은 "선배님이 10년 만에 낸 정규앨범이었다. 가수 경력이 거의 20년 정도 된 걸로 아는데 나는 고작 5, 6년 차"라면서 "존경스럽더라.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조금 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성시경 선배님의 타이틀곡이 댄스곡이지만 수록곡 중에는 주옥같은 발라드곡들이 많다. 이미 대중들이 너무 잘 알고 있는 본인의 색을 지켜가면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직 시경이 형님에게 비할 수는 없겠지만 '안테나의 메인댄서'로서 유일하게 그나마 내가 조금 비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정승환의 새 EP '다섯 마디'는 26일 오후 6시에 공개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