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어떤 백신이든 접종을 마친 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코로나19 유행의 확산을 막고 감염과 중증 환자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1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돌파감염 사례는 총 4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접종 완료자 148만2천842명의 0.0003%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정해진 횟수, 간격대로 맞고 14일이 지나면 매우 높은 수준의 면역력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모두 두 차례 맞는다.
그러나 14일이 지난 뒤에도 감염되는 경우를 돌파 감염으로 분류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권장되는 접종 횟수에 따라 백신을 맞고 14일이 지난 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 또는 항원이 검출되는 경우를 돌파 감염으로 정의하고 있다.
방대본은 역학조사 결과, 4명 가운데 2명은 2차 접종을 한 뒤 14일이 지나기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2명은 백신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나머지 2명은 14일이 지난 이후 감염된 것으로 보이며, 임상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방대본은 앞서 영남 지역에 거주하는 20대 간호사가 국내 첫 돌파 감염 사례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환자는 지난 3월 18일 화이자 백신을 1차로 맞았고, 접종 간격인 3주가 지난 4월 8일에 2차 접종을 완료했으나 이달 1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2차 접종 이후 약 40일 만으로, 어버이날(5월 8일) 가족 모임을 통해 감염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체 분석 결과, 그는 주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에서 유래된 변이 바이러스를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로 분류하고 있는데,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영국발 변이는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 환자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와 관련해 "첫 돌파감염 사례였던 20대 (간호사) 분은 '우려 바이러스' 또는 '관심 바이러스'에는 해당하지 않는 비변이 바이러스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방대본은 현재 환자의 정확한 감염경로와 바이러스의 특징 등을 분석하고 있다.
두 차례 접종을 완료한 뒤 감염된 또 다른 사례는 경기 지역의 30대 환자이다.
그는 지난 4월 1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으나 한 달 하고도 20일 정도 지난 이달 2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현재 이 환자가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정확한 감염원을 찾고 있다.
방역당국은 돌파 감염 자체가 뭔가 잘못되거나 놀랄만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대본은 "어떤 백신이든 권장 접종을 완료한 이후에도 감염될 가능성은 있다"면서 "돌파 감염의 경우 확진되더라도 상대적으로 경증이거나 무증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의 분석을 보면 코로나19 백신은 90%에 달하는 예방효과가 확인되었고, 또 예방접종을 한 경우는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의 진행과 2차 감염이 크게 줄어든다"며 적극적인 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