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리셀 플랫폼에 '뭉칫돈' 몰린다
명품업체 디올이 나이키와 한정판으로 제작한 ‘에어디올’은 300만원짜리가 1500만원에 거래된다. 21만원에 판매된 GD운동화는 최근 1300만원까지 뛰었다.

한정판 운동화를 사고파는 리셀(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리셀 플랫폼에 외부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무신사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네이버의 크림 등 주요 리셀 플랫폼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늘자 외부 투자 기관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패션회사 무신사는 25일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에스엘디티(SLDT)로 분사하면서 두나무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무신사 사업부가 외부 투자를 받아 분사한 것은 처음이다.

운동화 중고거래 플랫폼인 솔드아웃은 한정판 운동화를 비롯해 패션 상품에 대한 콘텐츠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앱이다. 작년 7월 첫선을 보인 뒤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25만 회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품목을 스트리트패션 한정판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분사한 리셀 플랫폼 크림은 지난 3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알토스벤처스로부터 4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해 거래액 2700억원을 기록한 크림은 올해 7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대기업도 리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T가 자회사 KT엠하우스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REPLE)을 출시했고, 롯데쇼핑은 지난해 리셀 플랫폼인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리셀 시장에 진출했다.

솔드아웃이나 크림 등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리셀 시장은 소위 ‘짝퉁’ 문제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도 네이버 카페나 오픈 카카오톡 등에는 소비자끼리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리셀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돈만 받고 잠적하거나, 가짜 상품을 보내도 일반인이 구별할 수 없어 피해 사례가 이어졌다. 솔드아웃과 크림은 상품별로 정품 검수 전문가를 두고 신뢰도를 높였다.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상품 목록도 다양해지고 있다. 나이키 운동화에서 시작해 현재는 중고 명품이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전자기기까지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만큼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