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OLED TV ‘올레드 에보(evo)’. 미술품 액자와 비슷해 ‘갤러리 TV’로도 불린다.    LG전자 제공
LG전자 OLED TV ‘올레드 에보(evo)’. 미술품 액자와 비슷해 ‘갤러리 TV’로도 불린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TV용 패널 공급난에 숨통이 트인 데다 고가 제품군 시장에서의 입지도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올해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580만 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LED TV 시장 급팽창

2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분기 OLED TV 출하량은 79만200대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지금의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LG전자의 연간 OLED TV 출하량은 32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204만 대였던 지난해 실적을 100만 대 이상 앞지르게 된다. 일부 증권사는 올해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을 400만 대까지 예상하기도 한다.

소니를 비롯한 다른 OLED TV 제조사들도 분위기가 좋다. 옴디아는 전 세계 OLED TV 시장이 올해 580만 대, 내년 670만 대, 2023년 750만 대 등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를 기점으로 10%(금액 기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2019년 5.9%에 불과했던 OLED TV의 비중이 2년 만에 두 배로 커진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일반 LCD TV의 네 배 수준”이라며 “가격 저항이 상당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라고 말했다.

게이밍 모니터, 세컨드 TV 등으로 활용되는 중소형 OLED TV 시장의 급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6만7000대였던 40인치대 OLED TV 시장이 올해 68만30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형 TV에서도 고화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중소형 제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도 OLED TV에 호평

TV용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증산이 OLED TV 시장의 성장을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공급한 OLED TV용 패널은 450만 대 선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800만 대의 패널을 생산할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동된 중국 광저우 공장의 효과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미국 소비자매체인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시장에서 판매 중인 주요 제품에 대한 성능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화질과 음향, 시야각, 활용성, 소유자 만족도 등을 조사해 총점을 매겼다. 그 결과 1위부터 10위를 모두 OLED TV가 휩쓸었다. LG전자의 65인치 OLED TV인 ‘65CXPUA’를 비롯한 4개 제품이 8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상위 10개 제품 중 8개가 LG전자, 2개가 소니 제품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니 LED TV 등 새로 출시된 제품들이 가세했지만 OLED TV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OLED TV엔 유기화합물이 전기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현상을 응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LCD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 TV와 달리 빛을 내는 부품인 백라이트(후면광판)가 없다.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자연스러운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시야각과 명암비가 우수한 것도 OLED 제품의 장점으로 꼽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