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 조달청장(왼쪽)과 김권진 에이펙스인텍 대표가 에이펙스인텍의 혁신조달제품인 CCTV 태양광 보안등 앞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조달청 제공
김정우 조달청장(왼쪽)과 김권진 에이펙스인텍 대표가 에이펙스인텍의 혁신조달제품인 CCTV 태양광 보안등 앞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조달청 제공
한국의 연간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7%인 13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신제품으로 조달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다. 수요처인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기관이 사용하던 제품만 찾거나 검증된 제품 위주로만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매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김정우 조달청장이 직접 기업 현장을 찾아 나섰다. 한국경제신문은 김 청장과 함께 전국 권역별로 혁신기업을 찾아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혁신조달정책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에이펙스인텍 대표님과 직원분들입니다. 조달청이 추진하는 혁신조달정책이 현장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충분히 듣고 해결책을 찾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최근 경북 칠곡에서 김권진 에이펙스인텍 대표를 만나 “제품 판매에서 애로점이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듣고 싶다”며 이같이 인사했다. 에이펙스인텍은 1997년 설립돼 LED(유기발광다이오드) 조명 및 태양광 발전 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연매출 200억원대에 관련 특허를 60여 건 보유한 지역 ‘알짜’ 기업이다.

이 회사가 2019년 만든 폐쇄회로TV(CCTV), 태양광 보안등은 ‘조달청 혁신제품 경북 1호’로 등록됐다. 이 제품은 등산로, 섬 지역 등 전기 매설이 쉽지 않은 곳에서 태양광을 기본 전력으로 해 CCTV와 LED 가로등을 작동하는 것이다.

한 개 제품으로 안전과 보안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혁신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판매 실적은 2019년부터 지난 3월까지 45개(3억3000만원어치)에 그쳤다. 그나마 경상북도가 29개를 설치해 실적에 도움을 줬다. 김 대표는 김 청장에게 ‘좀 더 적극적인 시·군 매칭’을 건의했다.

조달청은 2019년부터 혁신조달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공공기관이 전체 물품 구매액의 1%를 혁신제품으로 구매하도록 하거나, 조달청이 혁신제품을 먼저 구매한 뒤 수요처에 시범 사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조달청은 공공기관 및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혁신조달기업 제품을 사용하도록 구매 릴레이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경상북도는 협약에 따라 올해 172억원의 혁신제품 구매 목표액을 설정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광역지자체가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설치가 필요한 시·군은 혁신조달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혁신제품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 방안을 찾고 있다”며 “지역혁신기업들이 각 시·군뿐만 아니라 제품이 필요한 다른 수요처와도 연결되도록 구매기관 간 장벽을 허물고 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혁신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에이펙스인텍은 LED 조명 기자재를 동남아 국가에 수출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주문이 뚝 끊겼다. 김 청장은 “바이어 발굴 등 조만간 혁신기업 수출 관련 지원 계획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성장을 도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커지도록 현장 목소리를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칠곡=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