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값이 평균 10억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평균 6억 이상의 대출로 집을 장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옛날에 들었던 일화가 생각난다.

어떤 사람이 아침에 출근하기 위하여 서둘러 집을 나왔다가, 놓고 온 것이 있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그 사람은 자기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가 쇼파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들으며 거실 너머 정원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신은 집의 대출금과 이자, 세금을 벌기 위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집에 있을 시간도 없는데, 가정부는 집에 앉아 내가 원하는 삶을 누리면서 돈도 받고 있었다.
[조민호의 인생백과사전] 내 집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집의 주인은 누구인가? 나를 위해서 집을 산 것인가, 집을 유지하려고 내가 있는 것인가? 돈을 내고 땀을 흘리면 운동이고, 돈을 받고 땀을 흘리면 노동이라고 한다더니,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집이 쉬는 곳이 아니고 재산 증식을 위한 도구로 인식되어 지고, 직장이 자기 실현의 장이 아닌 월급을 위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는 나의 삶을 위해서 쉬거나 생각할 시간이나 장소는 어디에 있는가?

4월 29일 선종하신 정진석 추기경님이 하신 말인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이제 집을 위해 살지 말고 나를 위해 살아갈 시간이다. 돈을 쫓지 말고 행복을 찾아 나의 시간을 소비할 시점이다. 나의 주위에 만개한 행복의 꽃을 알아차릴 시간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조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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