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그릭 요거트 브랜드 '초바니'가 한국에서 정식 판매된다.

SPC삼립은 초바니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초바니를 앞세워 1조 규모의 국내 요거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메리칸 드림 상징' 미국 1위 그릭요거트 '초바니' 한국 상륙
초바니는 미국 3대 요거트 브랜드다. 그릭 요거트 시장에선 1위다. 동물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키운 소에서 착유한 우유를 사용한 '건강한 요거트'로 인기가 높다.

터키 출신 창업자인 함디 울루카야(사진)가 2005년 설립한 초바니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식품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건강한 요거트를 내세워 단기간 내 매출 20억달러(약 2조23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창업 스토리가 유명하다.

1조 국내 요거트 시장 겨냥…7월부터 판매

SPC삼립은 올해 7월부터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플레인, 딸기, 블루베리, 복숭아 4종의 초바니 그릭 요거트 제품을 판매한다. 국내 원료를 사용한 제품 생산도 추진할 예정이다.

SPC삼립은 국내 최초 유기농 목장에서 착유한 프리미엄 유기농 우유 브랜드 '설목장'을 비롯해 지난 2월 저지종 젖소에서 착유한 '로얄리치 저지밀크'를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유제품 사업을 강화해왔다.

그 결과 유제품, 샐러드 등 신선식품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증가했다. 미국 명물 에그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을 도입해 운영하고, 푸드테크기업 저스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새로운 식품 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해 초바니를 판매하기로 했다"며 "신선식품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식품 사업을 확대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드림 상징' 미국 1위 그릭요거트 '초바니' 한국 상륙

폐업한 공장에서 이룬 아메리칸 드림 '초바니'

초바니는 창업 스토리로 유명하다. 창업자인 울루카야 회장은 터키 이민자 출신이다. 1994년 당시 22살이던 울루카야는 달랑 3000달러(약 330만원)를 가지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에서 그를 괴롭힌 건 ‘맛없는 미국 요거트’였다. 울루카야 집안은 양목장을 운영하면서 치즈와 요거트를 만들고 있었다. 2005년 그는 우연히 식품업체 크래프트 푸즈의 요거트 공장이 폐업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울루카야는 직접 요거트를 만들어 판매하기로 결심했다.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85년 된 낡은 공장을 인수, 요거트 개발을 시작했다. 2년간 개발 끝에 초바니는 첫 요거트를 선보였다.

당시 요거트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요플레' '다논' 등이 요거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울루카야는 콜레스테롤과 설탕 함유량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건강한 정통 그릭 요거트'를 선보여 차별화했다. 건강한 초바니 요거트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창업 5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를 달성했다. 기존에 전체 요거트 시장에서 그릭 요거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1%에 불과했다. 초바니의 등장으로 전체 미국 요거트 판매량에서 그릭 요거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늘었다.

인구가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터키 쿠르드족 출신 낙농가의 아들 울루카야는 초바니의 성공으로 세계 부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컨설팅회사 언스트앤영은 2013년 울루카야를 '올해의 세계 기업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 컴퍼니, 포춘지 등은 초바니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식품 기업', '세계를 변화시키는 기업'으로 꼽았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