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예고였나"…LG화학, 이틀 만에 7조 증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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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CS 매도 리포트' 이후 하락
주가 80만원 붕괴…시가총액 순위 네이버 이어 5위로 추락
작년 물적분할 추진 때부터 있었던 논란
물적분할 이후 석달 동안 주가 68% 상승
주가 80만원 붕괴…시가총액 순위 네이버 이어 5위로 추락
작년 물적분할 추진 때부터 있었던 논란
물적분할 이후 석달 동안 주가 68% 상승
LG화학 주가가 이틀째 급락하고 있다. 하락세는 지난 21일부터 5거래일째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외국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한 보고서를 낸 영향이다. 90만원대였던 주가는 70만원대로 주저앉았고, 시가총액 순위도 5위로 밀렸다. 이틀째 날아간 시가총액만도 약 7조원에 달한다.
LG화학에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CS의 보고서 내용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작년 9월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을 추진할 때부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같은 불만이 터져나온 바 있다. 이러한 반발에도 물적분할이 작년 10월 말 이뤄졌고, 이후 석달여동안 LG화학 주가는 70% 가깝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미 경고가 나왔던 내용이었던 만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들이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LG화학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 하락을 촉발한 건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각각 내린 CS의 보고서였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지주사 할인 트렌드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며 업종내에서 가장 비선호 종목“이라고 혹평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급격한 성장 기대감이 LG화학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지만, 올해 안에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게 되면 LG화학 주가가 크게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가 나온 뒤인 전일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2만2323주와 22만4722주의 LG화학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매도 주문이 많이 나온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는 CS증권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 거래도 7만6245주가 이뤄졌다. 지난 3일 국내 증시에서의 공매도 거래가 부분적으로 재개된 뒤 가장 많았다.
LG화학 종목토론방에는 "CS 공매도 전문이다", "정부는 CS 수사하라", "(민훈식 연구원은) 배터리 커버하지도 않던 애널리스트다. 찾아보면 빅히트 커버했었다" 등 CS와 공매도 제도를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간혹 CS가 낸 보고서가 설득력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반발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LG화학은 작년 9월1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그전부터 이 같은 행보는 예상돼왔지만, 이를 결정지을 긴급이사회 개최 소식이 전해진 작년 9월16일에만 LG화학 주가는 직전거래일 대비 5.37% 하락했다. 긴급이사회가 개최된 이튿날에도 6.11%가 추가로 빠졌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할 분할회사의 주식을 받지 못하는 물적분할에 대한 반발이 컸던 영향이다. 물적분할은 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존속회사가 갖는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존속회사의 주주들에게 신설회사의 주식을 주는 인적분할 방식을 원했지만,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할 자금이 필요했던 LG화학 측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물적분할 방식이 더 유리했다. 이에 반발한 개인투자자들의 LG화학 주식 매도세에 작년 9월15일 72만6000원(종가 기준)이었던 이 회사 주가는 같은달 24일 6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작년 10월30일 임시주총에서 물적분할이 결정된 뒤 LG화학 주가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임시주총일 당일에는 직전 거래일 대비 6% 넘게 하락했지만, 이튿날부터 상승탄력을 받았고, 작년 말과 올해 초 코스피의 대형주 강세장에 힘입어 지난 2월5일에는 102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물적분할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로 LG화학 주가가 하락하면서 생긴 저점인 61만1000원과 비교하면 68.25% 오른 수준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LG화학의 매력이 워낙 높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의 이안나 연구원은 “북미 현지 공장 투자 모멘텀에 대한 (LG화학) 주가 반영이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LG화학은 배터리 기술력, 공격적인 북미 투자, 원통형·파우치형 이차전지 중심의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투자를 위한 자금력 등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LG화학에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CS의 보고서 내용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작년 9월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을 추진할 때부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같은 불만이 터져나온 바 있다. 이러한 반발에도 물적분할이 작년 10월 말 이뤄졌고, 이후 석달여동안 LG화학 주가는 70% 가깝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미 경고가 나왔던 내용이었던 만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들이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LG화학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지주사 할인” 보고서에 이틀만에 시총 7조 증발
27일 오전 10시46분 현재 LG화학은 전일 대비 3만8000원(4.57%) 내린 79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이후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시가총액이 2조6825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주가는 전일에도 지난 25일 대비 6.73% 하락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이 4조2355억원 증발하며 LG화학은 코스피 시총 순위 4위 자리를 네이버(NAVER)에 내주고 5위로 밀려났다.주가 하락을 촉발한 건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각각 내린 CS의 보고서였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지주사 할인 트렌드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며 업종내에서 가장 비선호 종목“이라고 혹평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급격한 성장 기대감이 LG화학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지만, 올해 안에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게 되면 LG화학 주가가 크게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가 나온 뒤인 전일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2만2323주와 22만4722주의 LG화학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매도 주문이 많이 나온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는 CS증권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 거래도 7만6245주가 이뤄졌다. 지난 3일 국내 증시에서의 공매도 거래가 부분적으로 재개된 뒤 가장 많았다.
LG화학 종목토론방에는 "CS 공매도 전문이다", "정부는 CS 수사하라", "(민훈식 연구원은) 배터리 커버하지도 않던 애널리스트다. 찾아보면 빅히트 커버했었다" 등 CS와 공매도 제도를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간혹 CS가 낸 보고서가 설득력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반발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작년 9월 배터리 분사 추진 때도 개인투자자 반발로 논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LG화학 주가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논란은 새로운 게 아니다. 작년 9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을 추진할 때도 이슈가 된 바 있다.LG화학은 작년 9월1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그전부터 이 같은 행보는 예상돼왔지만, 이를 결정지을 긴급이사회 개최 소식이 전해진 작년 9월16일에만 LG화학 주가는 직전거래일 대비 5.37% 하락했다. 긴급이사회가 개최된 이튿날에도 6.11%가 추가로 빠졌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할 분할회사의 주식을 받지 못하는 물적분할에 대한 반발이 컸던 영향이다. 물적분할은 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존속회사가 갖는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존속회사의 주주들에게 신설회사의 주식을 주는 인적분할 방식을 원했지만,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할 자금이 필요했던 LG화학 측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물적분할 방식이 더 유리했다. 이에 반발한 개인투자자들의 LG화학 주식 매도세에 작년 9월15일 72만6000원(종가 기준)이었던 이 회사 주가는 같은달 24일 6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작년 10월30일 임시주총에서 물적분할이 결정된 뒤 LG화학 주가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임시주총일 당일에는 직전 거래일 대비 6% 넘게 하락했지만, 이튿날부터 상승탄력을 받았고, 작년 말과 올해 초 코스피의 대형주 강세장에 힘입어 지난 2월5일에는 102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물적분할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로 LG화학 주가가 하락하면서 생긴 저점인 61만1000원과 비교하면 68.25% 오른 수준이다.
국내 증권가는 긍정적 전망 유지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LG화학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운송수단의 저탄소화’에 있어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30만원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전일 내놨다. 그는 “올해를 기점으로 LG화학의 중대형전지 수익 창출의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생산 체력을 이미 지난해 확보한 상황에서 매년 평균 30%의 증설로 원가는 더욱 절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LG화학의 매력이 워낙 높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의 이안나 연구원은 “북미 현지 공장 투자 모멘텀에 대한 (LG화학) 주가 반영이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LG화학은 배터리 기술력, 공격적인 북미 투자, 원통형·파우치형 이차전지 중심의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투자를 위한 자금력 등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