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7월 5일 CEO 직에서 물러난다.

베이조스는 26일(현지시간) 열린 아마존의 온라인 주주총회에서 이날부터 후임자인 앤디 재시가 CEO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베이조스는 7월 5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27년 전인 1994년 이날 아마존이 법인으로 설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날짜는 내게 감정적으로 의미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베이조스는 올 3분기 중 아마존 CEO 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을 맡겠다고 발표했다. 당시에는 정확한 퇴임 날짜를 정해놓지는 않았다. 베이조스는 CEO에서 물러난 뒤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과 언론사 워싱턴포스트, 기후변화 대응 펀드인 베이조스어스펀드와 노숙인·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이원펀드에 집중하겠다고도 앞서 발표했다.

베이조스의 후임이 되는 재시는 24년 동안 아마존에 재직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맡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1위가 되는데 일조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주총에서 “유통업은 경쟁이 치열한 산업으로 아마존의 시장점유율은 극히 일부에 그친다”고도 말했다. 미 워싱턴D.C 검찰이 아마존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5일 소송을 건 문제에 대한 답변이다. 검찰은 아마존이 판매자들에게 타 플랫폼에서 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는 행위를 제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아마존은 이날 영화 007 시리즈를 제작한 MGM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84억5000만달러(약 9조5000억원)다.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아마존 스튜디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프라임 비디오와의 시너지 효과가 목적이다. 아마존 역사상 2017년 홀푸드마켓 인수(인수가액 137억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큰 인수합병(M&A)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