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증가해오던 캠핑족이 코로나를 계기로 더 빨리 불어나는 추세다. 실내에 비해 코로나 감염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야외 생활에 대한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개인이 일반 차량을 불법 개조해 캠핑카로 쓰는가 하면 야영장에선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캠핑 명소’로 알려진 전국 곳곳은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커지는 캠핑 부작용

車 불법개조에 주차장 '알박기'…일탈·얌체 행위에 캠핑장 몸살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등에서 자신의 차를 캠핑카로 직접 개조하는 이른바 ‘자작 캠핑카 제작법’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거나, 업체에서 제작해주는 캠핑카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차량 뒷좌석 시트를 떼어낸 뒤 전기 시설과 침상, 탁자, 세면대 시설 등을 설치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경찰에 따르면 이처럼 캠핑카를 직접 개조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소유자가 튜닝할 때엔 트렁크를 간이 숙박공간으로 사용하는 등의 경미한 변경을 제외하고는 전문 자동차정비업자에게 맡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복잡한 구조의 자동차를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개조하면 ‘도로 위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구조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업체가 아닌, 개인이 튜닝을 하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TS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캠핑카에 ‘무시동히터’를 스스로 장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질식사고 등이 발생하기 쉽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전남 고흥에서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캠핑 차량에서 50대 다섯 명이 ‘차박(차에서 숙박)’ 도중 무시동히터를 쓰다 가스에 중독돼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쓰레기·주차장 ‘알박기’에 몸살

캠핑을 처음 접하는 ‘캠린이(캠핑+어린이)’가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도 계속되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휴대용 부탄가스로 작동하는 소형 난로 등을 사용하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일이 잦다.

지난 2일에는 강원 횡성의 한 캠핑장에서 일가족 세 명이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밀폐된 텐트 내부에는 타다 남은 화로와 숯이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충남 당진에서도 60대 부부와 반려견이 밀폐된 텐트에서 부탄가스를 활용한 난방기기를 쓰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난방기기 등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알아채기 어렵고, 약간만 누출돼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880ppm이면 45분 뒤 두통, 구토 등을 하고 2시간 내 실신할 수 있다. 1600ppm 농도에서는 2시간 뒤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최근 강원경찰청의 실험 결과 텐트에서 가스히터를 켜고 80분이 지나자 일산화탄소 농도는 1055ppm까지 치솟았다.

공영주차장, 해변, 하천변 등 캠핑이 금지된 곳에서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 주차장 ‘알박기’ 등으로 몸살을 앓는 지방자치단체도 많다. 사고와 민원이 잇따르자 강원 양양군과 충남 당진시 등 지자체는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구역 캠핑 집중 단속에 나섰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