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9개월, 전세거래 2만건 줄었다
‘임대차 3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전·월세신고제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지난해 7월 말 도입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는 전세의 씨를 말리고 있다.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신고제까지 적용되면 전세는 물론 월세마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이 시행된 작년 8월부터 지난달(26일 신고 기준)까지 9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8만2847건으로 집계됐다.

법 시행 직전 9개월(2019년 11월~2020년 7월)간 거래된 물량 10만7148건에 비해 2만4301건(22.68%) 줄었다. 2019년 8월~2020년 4월 9개월간 거래량(10만3250건)과 비교해도 확연히 감소했다. 전·월세상한제는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 상승폭이 기존의 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는 2년 임대 기간에다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해 4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시세대로 보증금을 못 받게 된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서울 월세(반전세 포함) 매물은 1만6742건으로 한 달 전(1만5672건)보다 6.8% 늘었다.

전세 공급이 줄면서 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은 2019년 7월 첫째주 이후 100주간 한 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은 8.02%에 달한다.

내년 하반기 전세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갱신청구를 받아들인 임대 매물이 내년 하반기 시장에 나온다”며 “급등한 매매가격에 맞춰 높은 가격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