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수호 집회 장면. 사진=연합뉴스
조국수호 집회 장면.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인터넷 서점 예스24 등에서 베스트셀러 국내 도서 분야 1위를 차지했다.

28일 지지자들은 "회고록의 서두만 읽어도 눈물이 난다" "그의 초인적 의지와 정신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지지를 보냈다.

출판사인 한길사는 공지를 통해 "27일 오후 4시 예약 판매가 시작된 조국의 시간 출간기념으로 조국 친필 사인본 이벤트를 진행했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전량 소진되었다"고 했다. 회고록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회고록 리뷰에 이른바 별점 테러를 하며 "전두환 회고록과 같은 급" "뻔뻔의 극치" 등의 댓글을 남겼다.

전날 조 전 장관은 "촛불 시민들께 이 책을 바친다"며 회고록 출간 소식을 알렸다.

조 전 장관은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며 "검찰 언론 보수야당 카르텔이 유포해 놓은 허위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되어 있다.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장관 사직 후에는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사실상 유폐 상태에 들어갔다. 제가 누구를 만났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 자체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마음이 답답할 때는 거리에 어둠이 내려앉을 때를 기다려 밤공기를 쐬기도 한다. 저를 알아보시고 응원해주시는 시민을 만나 힘을 얻기도 하지만 느닷없이 다가와 욕설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기도 한다. 이것이 제가 처한 일상이다. 이유 불문하고 국론 분영을 초래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집필은 힘들었다. 그 때의 상황과 감정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었다"며 "그러나 꾹 참고 썼다.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기승전-조국' 프레임은 끝나지 않았다. 여당 일각에서도 선거 패배가 '조국탓'이라고 한다"며 "저를 밟고 전진하시길 바란다. 사명을 수행하다가 날벼락처럼 비운을 만났지만 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저는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여전히 험한 길이 남아 있지만 묵묵히 걷고 또 걷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 내려가는 심정이었다는 소회, 조 전 장관이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어떻게 집필했을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며 "가족이 수감되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조 전 장관이 고난 속 기반을 놓은 정부의 개혁 과제들, 특히 검찰개혁의 완성에 저도 힘을 바치겠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조국의 시련은 개인사가 아니다"라며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됨을 일깨우는 촛불시민 개혁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촛불시민의 명령인 검찰개혁의 깃발을 들고 앞장서 나갔고 검찰의 강력한 저항 한가운데로 돌진했고 온가족과 함께 시련과 모욕의 시간을 견디어 내고 있다"며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과 여론재판의 불화살 받이가 된 그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단없는 개혁으로 성큼 성큼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