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이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프랑스 아문디와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과 손을 잡았다가 최근 잇달아 결별을 택하는 다른 금융그룹과는 다른 행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을 싣는 농협금융은 유럽 내 ESG펀드 수탁액 1위인 아문디의 ‘ESG투자 노하우’를 전 계열사에 이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농협금융은 손병환 회장이 지난 27일 아문디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발레리 보드송 회장과 화상회의를 열었다고 28일 발표했다. 농협금융과 아문디는 2003년 국내에 NH아문디자산운용을 설립한 뒤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아문디는 프랑스의 농협금융 격인 크레디아그리콜의 자회사다. 아문디는 작년 말 기준 운용자산이 2313조원에 달하는 유럽 내 1위, 세계 10위권 자산운용사다.

양사는 앞으로 주주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ESG 투자에 협력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아문디의 ESG 지침인 ‘기후변화 투자 프레임워크’ 등 ESG 투자 노하우를 배운다는 계획이다. 아문디는 유럽에서 ESG펀드 운용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펀드를 출시해 국내 ESG펀드 설정액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은 아문디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해외금융사와 자산운용 합작을 중단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하나금융은 UBS와 하나UBS자산운용을 설립한 10년 만인 2017년 결별을 결정했다. 신한금융도 올초 프랑스 BNP파리바가 보유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지분을 매입해 회사 이름을 신한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해외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농협금융이 크레디아그리콜과 아문디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크레디아그리콜이 농협과 마찬가지로 농업 협동조합으로 출범했다는 점도 두 회사 관계가 돈독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