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백 냥이면 눈이 구십 냥이다.”

루테올린
루테올린
나이를 먹을수록 눈 건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조상님들은 꽤나 오래전부터 알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서른 중반을 넘긴 저도 ‘황색불’쯤에 해당하는 경고를 받고서야 눈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건강기능식품을 알아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눈에 좋다는 성분이 다양합니다. 눈 건강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루테인부터 시작해 루테올린, 지아잔틴, 아스타잔틴, 안토시아닌 등 여러 영양소 중 하나를 주성분으로 내세운 건강기능식품이 많습니다. 과연 내 눈에 맞는 눈 건강기능식품은 어떤 걸까요.

황반변성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루테인 또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함께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은 노화 또는 유전적인 요인, 염증 등에 의해 시력이 나빠지는 질환입니다. 심해지면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죠. 이 질환은 망막의 황반색소가 감소하면서 일어나는데요, 망막 중심에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성분이 있습니다.

루테인·지아잔틴
루테인·지아잔틴
각종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외부로부터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보충해 주면 황반색소 밀도(MPOD) 유지에 도움이 되고, 황반변성과 더불어 백내장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이 2014년 15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루테인·지아잔틴을 복용한 그룹은 복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황반색소의 밀도가 증가하며 위약 대조군과의 격차를 벌렸습니다. 이 임상시험 참가자의 평균 연령이 23세였던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노화에 따른 황반색소의 밀도 저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젊은 층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수험생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장시간 보는 직장인이라면 눈의 피로도를 개선해 주는 건강기능식품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중 갑각류의 껍질을 붉게 만드는 성분이기도 한 아스타잔틴은 눈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성분으로 꼽힙니다. 카메라 렌즈가 움직이듯 우리 눈이 사물과의 거리에 따라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까닭은 수정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눈의 모양체와 홍채 근육이 민첩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일본 도마야대가 평균 연령 40세인 34명의 임상시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망막 혈관의 혈류량이 늘어나고 원근 조절 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쌍떡잎식물인 차즈기(차조기)에서 추출한 루테올린 또한 눈의 피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코스맥스바이오가 만 10세 이상~50세 이하 근시안 성인 남녀 35명을 대상으로 한 4주간의 임상시험에서 모양체 근육의 수축 조절을 돕는 여러 화학성분 및 단백질 발현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반변성에 대한 유전력이 있거나 병원에서 이상 소견을 받은 경우엔 루테인 또는 루테이지아잔틴을, 눈의 피로도가 높고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면 아스타잔틴이나 루테올린 등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이 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