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일반 국민도 카카오톡·네이버를 통해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이틀째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 병의원에서는 백신 접종자 등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령 접종자’가 생기기도 했다.

28일 서울 중구에서 근무하는 40대 김모씨는 직장 근처 병원으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이 있으니 30분 안에 맞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약 1주일 전 이 병원의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김씨는 병원을 방문해 백신을 맞았지만 병원 시스템에 ‘접종자’로 등록되지 않았다. 질병관리청과 연계된 병원 시스템에서 AZ 백신 한 병당 최대 접종자 수가 10명까지로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AZ 백신은 한 병당 10명이 맞을 수 있지만, 최소잔여형 주사기(LDS)를 사용하면 12명까지 접종할 수 있다. 김씨는 11번째 접종자였다. 그는 “의료진이 나중에 따로 등록해주겠다고 했지만, 접종한 지 5시간이 지났는데도 접종 확인이나 2차 접종일 안내 문자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잔여량이 ‘0’인 지역도 많다. 병원 등 위탁의료기관에서 잔여 백신이 나오면 카카오톡·네이버에 표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약대기명단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카카오톡 앱 당일 예약 서비스를 통해 잔여 백신을 맞은 사람은 4000여 명이었다. 전체 잔여 백신 접종자(6만2000여 명)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고령층과 함께 2~3월부터 요양병원·시설에서 접종하고 있다”며 “(앞선 접종 대상 가운데 백신을 맞지 않아) 잔여 백신을 예약할 대상층이 현재로서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