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가상화폐)는 마약과 같다”며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27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충고하는 건 암호화폐를 멀리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JP모간이 암호화폐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그건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일 뿐”이라며 투자 대상이 아니라는 소신을 밝혔다.

다이먼 CEO는 “만약 마리화나를 합법화한다면 (몸에 해롭기 때문에) 나 자신이 피우지 않더라도 굳이 막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를 마약의 일종인 마리화나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암호화폐는 적법한 화폐나 금과 비교할 수 없다”며 “비트코인 등 투자자들이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자신의 비판 대상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를 의미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1년간 급등락해온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코인베이스 제공
지난 1년간 급등락해온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코인베이스 제공
앞서 다이먼은 지난 18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JP모간의 많은 고객들이 암호화폐를 사거나 팔도록 지원할 수 있느냐고 묻고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를 개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공격했던 다이먼으로선 획기적인 변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월가에선 JP모간이 올 여름엔 비트코인 관련 펀드를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간의 투자 전문가도 이날 암호화폐 가격의 추가 급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데이비드 르보비치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자사 홈페이지에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앞으로 가치가 제로까지 추락하더라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매우 큰데다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과의 상관 관계가 낮기 때문에 미래 가치를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