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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동행] 자식 같은 땅 병원·약국 유치에 선뜻…우명창·박순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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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 대접 바라기 전 대접받을 만한 어른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 노인회 발전기금 등 꾸준한 기부 활동

    "기부도 젊을 때 해야 해. 나이가 들면 기부라는 말이 안 어울려. 어른으로서 지역에 환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거야."
    [#나눔동행] 자식 같은 땅 병원·약국 유치에 선뜻…우명창·박순자 부부
    최근 고향인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토지 2필지(4천762㎡·1천440평)를 기증한 우명창(78)·박순자(74) 씨 부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30년 넘게 안 해본 일없이 고생하면서 얻은 자식 같은 땅이다.

    지난 25일 상모1리 이교동경로당에서 우씨 부부를 만났다.

    대정읍 상모리에서 나고 자란 우씨는 고교 2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생활이 힘들어지자 고교 3년 2학기 때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2년여간 해군 생활을 하고 제대한 그는 1972년 중매로 대정읍 신평리에 살던 부인 박씨와 연을 맺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부부는 둘 다 번듯한 직장이 없었던 터라 신혼 초에는 그야말로 '입의 풀칠하기' 급급했다.

    우씨는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목장 주변 도로포장 공사 현장에 나가 돌을 깨부수는 일을 했다.

    박씨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고구마말랭이용 고구마를 썰었다.

    리어카를 끌고 대정읍 상모리에서 안덕면 덕수리까지 왕복 15㎞를 오가며 고등어를 팔기도 했다.

    부부는 "일을 무지하게 많이 했다"며 조용히 읊조리며 젊었을 적을 회상했다.

    나중에는 아버지가 물려주신 1천 평 남짓한 땅과 돈을 꿔 빌린 남의 땅 1만5천 평을 일궜다.

    인부를 쓰는 수당도 허투루 지출할 수 없어 부부 둘이서 오전 6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하루 12시간 넘게 일했다.

    마늘과 배추, 고구마, 보리, 유채까지, 그동안 부부가 재배해보지 않은 작물이 없을 정도다.

    우 씨는 "그 당시는 우리뿐 아니라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이었다"며 "직장인이라면 한 달마다 월급이 나오지만, 우리는 일을 해야만, 우리가 움직이는 만큼만 돈이 나와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때 형편이 녹록지 않아 아이들 학원도 보내 주지 못했다"며 "일만 시키고, 학원 한 번 못 보내 준 것이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나눔동행] 자식 같은 땅 병원·약국 유치에 선뜻…우명창·박순자 부부
    근면하고 성실하게 살다 보니 부부 명의의 땅이 생겼다.

    밥걱정 없이 가정을 꾸려나갈 수도 있게 됐다.

    어려운 시절을 넘긴 부부는 서로를 위해서만 살 법도 했지만 "이만큼 살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주변 이웃에게 작게나마 꾸준히 정성을 보탰다.

    1980년 중후반 마을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지역 주민을 위해 성금을 낸 것을 시작으로, 1992년 마을 이장을 맡아서는 마을 6·25 참전용사를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고 사비로 선물을 전달했다.

    이외에도 경로당 건립 등 마을에 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기꺼이 주머니를 열었다.

    몇 년 전부터는 연초마다 큰 액수가 아니라도 불우이웃 성금을 꾸준히 내고 있다.

    선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우씨의 동생 우병률(72) 씨가 양병우 도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2년을 완공 목표로 대정읍에 356일 주·야 휴일 없는 병·의원 유치가 확정됐지만, 토지가 마땅치 않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보게 됐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18년 1년간 서귀포시 안덕면과 대정읍 주민이 휴일과 야간에 제주시 병·의원을 방문한 횟수는 10만 회가 넘는다.

    안덕면과 대정읍 주민들은 주변에 휴일과 야간에 운영하는 병원과 약국이 없던 탓에 어쩔 수 없이 차로 편도 50분이나 걸리는 제주 시내 병원을 오가고 있는 것이다.

    우병률 씨는 형님과 형수께 '양 의원을 한 번 만나보라'고 제안했고, 부부는 바로 다음 날 양 의원을 만나 토지 기증 의사를 밝혔다.

    우씨는 "80살이 가까워 보니 대정읍에도 노인에 대한 복지가 이뤄졌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을 했다"며 "마침 노인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 들어선다고 하길래 고민 없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씨는 특히 "최근 노인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며 "어른이라고 대접해주기만 바라지 않고 먼저 대접받을 만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공공의 일에 참여하면서 사회 일원으로서 더욱 당당해지고, 평생 살아온 마을에도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자식 같은 땅 병원·약국 유치에 선뜻…우명창·박순자 부부
    토지 기부는 일사천리로 진행, 지난달 28일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까지 끝냈다.

    우씨는 또 지난 18일 대한노인회 서귀포시지회에 발전기금 1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우씨는 "행정에서 마을을 위해 도로를 새로 만들 때 자기 땅은 한 뼘도 내놓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그 땅을 내놓는 사람이나 안 내놓는 사람이나 사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땅을 내놓을 때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기부로 이처럼 종종 마주하던 이기주의가 타파되기를 바란다"며 "또 우리 부부의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돼 기부문화 확산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dragon.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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