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물 싫어한다는 듯 말하자 스노클링 하는 영상 제공받았다며 이를 반박했는데 이 영상은 누가 제공한 건가요."
"익사든 타살이든 죽은 사람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동석자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해명을 해 달라고 했지 누가 언제 어디 가서 수영했는지 해명해 달라고 했나요? 국민들이 무엇에 분노하는지 정녕 모르는 건가요."
한강공원에서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손 모(22)씨 부친은 28일 "중간수사 발표를 한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들과 저를 미워하고 친구 A의 변호인만 사랑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손 씨는 서울 경찰청이 "범죄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고 중간발표하자 아들이 물놀이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말을 반박하기 위해 경찰이 물놀이 영상을 입수해 발표했다고 했다. 손 씨는 "물놀이 영상의 정확한 입수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라며 "이럴까 봐 먼저 입장문에서 해외에서 스노클링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왜냐하면 (스노클링 할 당시) A가 같이 있었으니까 얘기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놀이를 했다고 13도의 한강 물에 들어간다는 논리가 성립하진 않는다"며 "그 논리대로라면 수영장에 한 번이라도 간 사람은 누구나 13도의 더러운 한강 물에 옷을 입고 새벽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들 양말의 토양 성분이 10m 떨어진 강바닥 토양과 유사하다는데 강 상류와 하류의 토사 성분이 다르다고 하면 얘기가 되지만 그 좁은 곳에서 10m 떨어진 곳이 같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라며 "어쨌든 아들은 익사니까 끌려가든 걸어가든 강바닥을 밟았을 것이다. 강바닥을 안 밟았다고 한 적이 없다.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는지가 궁금한데 동문서답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 씨는 "이 부분에서 화가 나는 것은 A가 (신발뿐 아니라) 티셔츠까지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인데 그런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낚시꾼 미구조 사유에 대해 '시원하다'는 듯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평소에 물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는 정민이가 예전에 물놀이를 한 적이 있다고 한 번도 안 들어가 본 더러운 한강 물에 술 먹고 새벽에 들어가 시원하다고 했다는 것을 믿으라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A 씨 의복과 관련해 "결정적인 신발과 티셔츠는 사건 이틀 만에 버렸다는데 전혀 의혹을 품거나 수사한다는 얘기가 없다"며 "A는 중요한 부분에 대한 것은 다 술 먹고 기억이 안 난다 하는데 이게 경찰 수사에 협조적인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A 씨 측은 증거 인멸을 위해 신발을 버렸다는 의혹에 대해 "신발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을 정도로 낡은 상태였고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다른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 누구에게도 신발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했고 당시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한 사항으로 볼 때 변사자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으니 믿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경찰은 손 씨가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고 발표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렇게 보기엔 동석자와 그 부모의 행태 중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국민들이 궁금한 건 손 씨가 과거에 수영한 적 있는지가 아닌 왜 친구가 옷과 신발을 버렸는지다", "경찰이 중립적으로 자살 및 타살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수사 초반부터 A 씨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했으면 이 사달이 나지는 않았을 듯", "아버지가 의문을 제기하면 경찰은 그 의문에 반박하는 수사 자료 내놓고...경찰이 A 군 변론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인가" 등의 열띤 반응을 보였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11월 6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택시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을 조사하면서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못 본 거로 하겠다’고 뭉개고 넘어간 바로 그 경찰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