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대졸자 취업난 '조명'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온라인 매체 펑파이를 인용해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칭화대를 졸업한 여성 A씨가 보모를 겸하는 가정부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내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의 한 고급 가정부 파견 회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A씨의 이력서는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력서에는 A씨가 대학을 졸업한 뒤 2016년부터 줄곧 보모로 일해 왔다고 적혀 있다. 이와 함께 A씨는 자신을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요리도 잘한다고 소개했다.
A씨의 희망 월급은 3만5000위안(약 610만원)으로, 파견 회사 측은 이미 한 고객이 A씨를 고용하기 위해 예약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일부는 "직업의 귀천을 따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칭화대나 베이징대 같은 가장 우수한 대학은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변화시킬 사람들을 키워내는 곳"이라며 재능 낭비라고 반박했다.
파견 업체 측에서는 고학력자가 가정부 일을 하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체 측 관계자는 "A씨처럼 재능 있는 사람이 드물기는 하지만 그녀가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며 "우리는 이미 석사 학위를 가졌거나 해외 최우수 대학 졸업장을 가진 '이모'들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치열한 구직난이 A씨와 같은 사례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지 컨설팅 회사 마이코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약 4000만명의 대졸자가 사회로 나왔다. 이 중 구직경쟁을 뚫고 직장에 들어간 이들의 2019년 초봉 평균은 월 5440위안(95만원)에 그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