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부친 "인터넷엔 살인마라고…우리도 손씨 만큼 간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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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한강 실종 대학생 편
전문가들 "탁 트인 환경, 살인 어려워"
전문가들 "탁 트인 환경, 살인 어려워"
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모(22)씨와 함께 있던 친구 A 씨 아버지가 "우리도 간절하게 경찰 조사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을 방송했다. 손 씨 부친은 "이런 아들을 만들어 놨다.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그게 갑자기 리셋이 되었다. 50년 인생이 제로가 된 느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4월 24일 손 씨는 친구를 만나겠다며 집을 나섰다. 1시 20분 무렵 아들이 아내에게 연락을 했고, 안심하고 잠이 들었다.
4시간 뒤인 5시 28분, 아들이 만나러 나간 친구 A 씨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말을 듣고 손 씨 부친은 뛰어나갔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세 번 만에 연락을 받은 건 A 씨였다. 우연히 휴대전화가 바뀐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A 씨에게 아들의 휴대전화를 돌려 받은 뒤 아들을 찾기 시작했다. 손 씨 부친은 경찰 신고 후 한강 공원을 비추는 CCTV를 하나, 하나 확인했다. 4시 30분 무렵 친구 A 씨가 공원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손 씨 가족은 목격자를 찾기 위해 곳곳에 전단지를 붙이고, 찾아다녔다.
실종 5일 째인 4월 30일 오후 4시 무렵, 민간 구조사와 구조견이 숨진 손 씨를 발견했다. 구조사는 "육안 수색을 하던 중이었다. 비가 와서 쓰레기가 떠내려왔었다. 검정 물체가 둥둥 떠내려 왔다. 오투에게 구조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강 구조대가 출동한 것은 4시 30분. 손 씨 발견 당시 옷차림은 그대로였지만 운동화는 신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을 의뢰했고 국과수에서 사인은 익사로 추정했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양쪽 폐가 팽창이 돼 있고, 액체가 들어있는데 팽창돼 공기가 있는 부분은 바깥 쪽이다. 살아있을 때 숨을 쉬며 액체가 들어왔고 머리 뼈에 접형동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살아 있을 때 숨을 쉬어야지 들어가는 공간으로 알려져있다. 그 안에서도 다량의 액체, 전형적인 익사의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손 씨의 후두부에 울퉁불퉁한 마진이 있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크기와 정도, 양상으로 봤을 때 둔력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사망원인과는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호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두개골 골절은 아니다. 강한 외력은 아니라는 거고 조심스럽게 부검의는 입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했다"고 말했다.
손 씨 부친은 국과수 결과가 나왔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다고 했다. 그는 "용산서에서 얘기해 준 것이 있다. 국과수는 익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하지만 우리 아들이 어떻게 빠졌는지는 모른다고 이야기 해줬다. 근데 거기가 실족을 할 수 없는 자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손 씨의 죽음이 누군가 익사에 개입한 사건인건지 예상치 못한 사고인건지, 극단적 선택인건지, 부검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부친은 실종 다음날 저녁 A 씨를 봤다고 했다. 그는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사정했다고.
녹취록에서 A 씨는 "성당 골목에 있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공원으로 갔고 사진을 찍고 웃은 장면이 마지막 기억"이라며 "(손 씨가) 달려가다가 신음소리 내면서 막 굴렀다. 그걸 끌고 올라오느라고 옷, 신발 보면 아예 흙이다. 막 열심히 깨우려던 기억은 난다. 일으키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옆에서 잤다"고 했다.
손 씨 부친은 "신발의 흙이 생각이 나서 신발 좀 보고싶다고 했더니 (A 씨 부친은) '아내에게 물어볼게요' 해야하는데 바로 버렸다고 한다. 흙과 토사물이 많아서 버렸다고 한다. 이거는 확실히 증거인멸이라는 느낌이 왔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핸드폰이 없으면 찾아야 하는데 우리 아들 핸드폰은 비번이 안 걸려있다. 누르면 바로 자기(A 씨) 번호가 나온다. 이미 버렸기 때문에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는거다"라며 A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일부러 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씨 부친은 "핸드폰 내역을 조회 했는데 3시 반 집에 전화한게 마지막. 결국 우리에게 연락 안해서 그때 우리에게 연락했으면 아들을 살아있을텐데"라고 말했다.
A 씨는 사건 당일 5시 12분 자신의 부모와 함께 손 씨를 직접 찾았다. 공원을 한바퀴 돌고 난 뒤 A 씨 가족은 손 씨 모친에게 전화를 했다.
손 씨 부친은 "우리 아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지면 원하지 않는 진실이라도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손 씨와 A 씨를 본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만취한 상태였다고 입을 모았다. 배달 기사는 "많이 취해있고 상기된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에서 손 씨 '골든 거는 봐주자', A 씨는 '골든 거는 어쩔 수 없어', '넘겨 제이팍' 등 가수 이름을 언급했다.
한 목격자는 "한 분이 서 있는데 이상해보였다. 비틀거리고 넘어졌다 일어났다 반복했다. 경찰과 유족에게 제보를 했다. 등 한 쪽이 젖어가지고 진회색처럼 보였다. 친구와 토사물같다고 했는데 술을 쏟아 적셨나보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거기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두 분만 자고 있었다. 남자, 여자인 줄 알았다. 저희가 봤을 때는 이상한 행위를 하는 줄 알고 봤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주머니를 뒤적뒤적하던 것을 잘못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구점퍼를 입은 사람(A 씨)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에 물건을 다 챙기고 나서 일으키다가 힘없이 넘어지니까 또 뒤적뒤적하다가 옆에 다시 드러눕더라. 술 깬 다음 가려는 건가? 하다가 저희는 갔다"고 설명했다.
손 씨 부친은 "3시 반에 (A 씨가)전화하는 걸 봣다고 한다. 옆에 있는 애는 술 깨려고 앉아있고, 술 깨라고 따귀를 때리고 했다고 한다"고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A 씨는 한강 공원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고속터미널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는 "그냥 평범한 손님이었다. 술 냄새가 좀 났다"고 말했다.
A 씨 측 양정근 변호사는 "A 씨가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기억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 본인에게 유리할 수 잇는 정황에 대해서도 기억을 못하고 있다. 시간도 객관적인 자료랑 맞춰서 시간이 나온 것이다. 손 씨를 만나기 전 다른 친구와 청주 2병을 마셨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3시 37분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A 씨는 기억 못한다. 아버지의 진술이다. 취해서 힘들다. 고인이 안 일어난다. 빨리 친구 깨워서 보내고 택시타고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집에 도착한 A 씨는 옷가지를 던져놓고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A 씨 어머니는 옷을 챙기다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A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손 씨가 더 만취한 상태로 잠들어 있겠다는 생각에 한강 공원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CCTV에서 A 씨는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찾아온 공원 울타리를 어려움 없이 뛰어 넘었다. 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유성호 교수는 "노래도 부르고 행동도 하고 SNS에 사진도 올렸는데 기억이 안난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블랙아웃'이란 것 남들이 보기에도 괜찮고, 내가 보기에도 괜찮다. 나중에 기억이 안난다. 해마의 손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호 교수는 "일상적인 행동을 해도 다음날 기억이 안난다. 본인이 진짜 기억 안나는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 음주상태의 블랙아웃은 흔히 있다"고 덧붙였다.
A 씨의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해 변호사는 "이런 의미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살 가능성과 관련해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익사를 시켰다면 A 씨는 물에 흠뻑 젖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전혀 관찰된 바 없다"고 했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범죄가 저질러지려면 동기가 분명 해야하고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동기, 기회 부분들의 가능성이 너무 낮다. 굉장히 공개된 장소라 범죄를 계획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장소"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또한 "한강 공원엔 낚시, 운동, 데이트 넘쳐나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탁 트인 공간에서 살인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로 나타난 낚시를 하던 목격자들은 사건이 불거지고 경찰서에 못 간 이유에 대해 "괜히 걔(손 씨) 친구 꼴 날까봐 그랬다"고 했다.
이들은 "한강이 장어철이었고 낚시를 처음 갔다. 정리하던 중에 첨벙 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걸어서 들어갔다. 무릎까지 물이 찬 게 보였다. 가슴까지 물이 찼을 때는 헤엄치는 건지 물장구 치는 건지 팔을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소리를 들었을 땐 위협적이지 않았다. '아~'하는 느낌이다. 구조 요청이었다면 우리가 들어가 끄집어 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A 씨 측에) 매수 당했으면 더 꼼꼼히 말했을 거다. 우리는 참고조사비 차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손 씨 사건이 불거진 후 사실과 다른 정보를 공개한 유튜버들이 우후죽순 늘었다. 개인방송이 그들의 수익창출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이수정 교수는 "흥미와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렇게 이용을 해도 되는건지. 이거야 말로 범죄다. 손 씨 부모에까지 오염된 정보가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수사를 하기보다 정무적 판단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왔기 때문에 의혹, 또는 음모론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경찰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손 씨 부친은 "우리 가족은 일상 복귀가 불가능하다. 장단의 계획이 특별히 있는게 아니라 아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밝히는 것인데 이렇게 힘들게 될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A 씨 가족은 그동안 말을 아꼈던 것에 대해 "손씨 부모는 아들을 잃었다. 자식 잃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느냐. 우리가 경찰 조사에 협조해 밝혀지면 그게 더 낫지. 전부 다 절대 가만히 있어라. 속이 상하든 상하지 않든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가족 중 경찰 고위직이 있다는 루머에 대해 "아무도 없다. 주변에 그런 사람은 없다.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A 한테 (손 씨는) 굉장히 친한 친구였다. 인터넷이나 이런 데서 살인마 얘기하고, 같이 있던 친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살 수 있겠느냐. 저희도 손 씨 아버님 만큼이나 간절하게 경찰 조사가 잘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7일 '한강 의대생 사망' 관련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손 씨 부친은 자신의 블로그에 "경찰 브리핑 자료를 보면 내용이 이상하다"면서 "목격 내용은 깨우는 모습이라고 발표하면서 사진은 정민이는 방치하고 친구 A 씨가 자리를 정리하고 핸드폰을 보는 모습"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목격자는 "주머니 뒤적거린 이유는 저도 잘 모르는데 저렇게 단정을 지어버리면 어떡하라는 건지. 저는 정확하게 진술했는데 말이 좀 전달이 잘못됐다"고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지난 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을 방송했다. 손 씨 부친은 "이런 아들을 만들어 놨다.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그게 갑자기 리셋이 되었다. 50년 인생이 제로가 된 느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4월 24일 손 씨는 친구를 만나겠다며 집을 나섰다. 1시 20분 무렵 아들이 아내에게 연락을 했고, 안심하고 잠이 들었다.
4시간 뒤인 5시 28분, 아들이 만나러 나간 친구 A 씨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말을 듣고 손 씨 부친은 뛰어나갔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세 번 만에 연락을 받은 건 A 씨였다. 우연히 휴대전화가 바뀐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A 씨에게 아들의 휴대전화를 돌려 받은 뒤 아들을 찾기 시작했다. 손 씨 부친은 경찰 신고 후 한강 공원을 비추는 CCTV를 하나, 하나 확인했다. 4시 30분 무렵 친구 A 씨가 공원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손 씨 가족은 목격자를 찾기 위해 곳곳에 전단지를 붙이고, 찾아다녔다.
실종 5일 째인 4월 30일 오후 4시 무렵, 민간 구조사와 구조견이 숨진 손 씨를 발견했다. 구조사는 "육안 수색을 하던 중이었다. 비가 와서 쓰레기가 떠내려왔었다. 검정 물체가 둥둥 떠내려 왔다. 오투에게 구조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강 구조대가 출동한 것은 4시 30분. 손 씨 발견 당시 옷차림은 그대로였지만 운동화는 신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을 의뢰했고 국과수에서 사인은 익사로 추정했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양쪽 폐가 팽창이 돼 있고, 액체가 들어있는데 팽창돼 공기가 있는 부분은 바깥 쪽이다. 살아있을 때 숨을 쉬며 액체가 들어왔고 머리 뼈에 접형동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살아 있을 때 숨을 쉬어야지 들어가는 공간으로 알려져있다. 그 안에서도 다량의 액체, 전형적인 익사의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손 씨의 후두부에 울퉁불퉁한 마진이 있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크기와 정도, 양상으로 봤을 때 둔력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사망원인과는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호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두개골 골절은 아니다. 강한 외력은 아니라는 거고 조심스럽게 부검의는 입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했다"고 말했다.
손 씨 부친은 국과수 결과가 나왔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다고 했다. 그는 "용산서에서 얘기해 준 것이 있다. 국과수는 익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하지만 우리 아들이 어떻게 빠졌는지는 모른다고 이야기 해줬다. 근데 거기가 실족을 할 수 없는 자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손 씨의 죽음이 누군가 익사에 개입한 사건인건지 예상치 못한 사고인건지, 극단적 선택인건지, 부검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부친은 실종 다음날 저녁 A 씨를 봤다고 했다. 그는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사정했다고.
녹취록에서 A 씨는 "성당 골목에 있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공원으로 갔고 사진을 찍고 웃은 장면이 마지막 기억"이라며 "(손 씨가) 달려가다가 신음소리 내면서 막 굴렀다. 그걸 끌고 올라오느라고 옷, 신발 보면 아예 흙이다. 막 열심히 깨우려던 기억은 난다. 일으키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옆에서 잤다"고 했다.
손 씨 부친은 "신발의 흙이 생각이 나서 신발 좀 보고싶다고 했더니 (A 씨 부친은) '아내에게 물어볼게요' 해야하는데 바로 버렸다고 한다. 흙과 토사물이 많아서 버렸다고 한다. 이거는 확실히 증거인멸이라는 느낌이 왔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핸드폰이 없으면 찾아야 하는데 우리 아들 핸드폰은 비번이 안 걸려있다. 누르면 바로 자기(A 씨) 번호가 나온다. 이미 버렸기 때문에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는거다"라며 A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일부러 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씨 부친은 "핸드폰 내역을 조회 했는데 3시 반 집에 전화한게 마지막. 결국 우리에게 연락 안해서 그때 우리에게 연락했으면 아들을 살아있을텐데"라고 말했다.
A 씨는 사건 당일 5시 12분 자신의 부모와 함께 손 씨를 직접 찾았다. 공원을 한바퀴 돌고 난 뒤 A 씨 가족은 손 씨 모친에게 전화를 했다.
손 씨 부친은 "우리 아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지면 원하지 않는 진실이라도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손 씨와 A 씨를 본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만취한 상태였다고 입을 모았다. 배달 기사는 "많이 취해있고 상기된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에서 손 씨 '골든 거는 봐주자', A 씨는 '골든 거는 어쩔 수 없어', '넘겨 제이팍' 등 가수 이름을 언급했다.
한 목격자는 "한 분이 서 있는데 이상해보였다. 비틀거리고 넘어졌다 일어났다 반복했다. 경찰과 유족에게 제보를 했다. 등 한 쪽이 젖어가지고 진회색처럼 보였다. 친구와 토사물같다고 했는데 술을 쏟아 적셨나보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거기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두 분만 자고 있었다. 남자, 여자인 줄 알았다. 저희가 봤을 때는 이상한 행위를 하는 줄 알고 봤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주머니를 뒤적뒤적하던 것을 잘못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구점퍼를 입은 사람(A 씨)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에 물건을 다 챙기고 나서 일으키다가 힘없이 넘어지니까 또 뒤적뒤적하다가 옆에 다시 드러눕더라. 술 깬 다음 가려는 건가? 하다가 저희는 갔다"고 설명했다.
손 씨 부친은 "3시 반에 (A 씨가)전화하는 걸 봣다고 한다. 옆에 있는 애는 술 깨려고 앉아있고, 술 깨라고 따귀를 때리고 했다고 한다"고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A 씨는 한강 공원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고속터미널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는 "그냥 평범한 손님이었다. 술 냄새가 좀 났다"고 말했다.
A 씨 측 양정근 변호사는 "A 씨가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기억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 본인에게 유리할 수 잇는 정황에 대해서도 기억을 못하고 있다. 시간도 객관적인 자료랑 맞춰서 시간이 나온 것이다. 손 씨를 만나기 전 다른 친구와 청주 2병을 마셨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3시 37분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A 씨는 기억 못한다. 아버지의 진술이다. 취해서 힘들다. 고인이 안 일어난다. 빨리 친구 깨워서 보내고 택시타고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집에 도착한 A 씨는 옷가지를 던져놓고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A 씨 어머니는 옷을 챙기다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A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손 씨가 더 만취한 상태로 잠들어 있겠다는 생각에 한강 공원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CCTV에서 A 씨는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찾아온 공원 울타리를 어려움 없이 뛰어 넘었다. 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유성호 교수는 "노래도 부르고 행동도 하고 SNS에 사진도 올렸는데 기억이 안난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블랙아웃'이란 것 남들이 보기에도 괜찮고, 내가 보기에도 괜찮다. 나중에 기억이 안난다. 해마의 손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호 교수는 "일상적인 행동을 해도 다음날 기억이 안난다. 본인이 진짜 기억 안나는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 음주상태의 블랙아웃은 흔히 있다"고 덧붙였다.
A 씨의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해 변호사는 "이런 의미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살 가능성과 관련해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익사를 시켰다면 A 씨는 물에 흠뻑 젖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전혀 관찰된 바 없다"고 했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범죄가 저질러지려면 동기가 분명 해야하고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동기, 기회 부분들의 가능성이 너무 낮다. 굉장히 공개된 장소라 범죄를 계획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장소"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또한 "한강 공원엔 낚시, 운동, 데이트 넘쳐나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탁 트인 공간에서 살인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로 나타난 낚시를 하던 목격자들은 사건이 불거지고 경찰서에 못 간 이유에 대해 "괜히 걔(손 씨) 친구 꼴 날까봐 그랬다"고 했다.
이들은 "한강이 장어철이었고 낚시를 처음 갔다. 정리하던 중에 첨벙 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걸어서 들어갔다. 무릎까지 물이 찬 게 보였다. 가슴까지 물이 찼을 때는 헤엄치는 건지 물장구 치는 건지 팔을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소리를 들었을 땐 위협적이지 않았다. '아~'하는 느낌이다. 구조 요청이었다면 우리가 들어가 끄집어 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A 씨 측에) 매수 당했으면 더 꼼꼼히 말했을 거다. 우리는 참고조사비 차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손 씨 사건이 불거진 후 사실과 다른 정보를 공개한 유튜버들이 우후죽순 늘었다. 개인방송이 그들의 수익창출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이수정 교수는 "흥미와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렇게 이용을 해도 되는건지. 이거야 말로 범죄다. 손 씨 부모에까지 오염된 정보가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수사를 하기보다 정무적 판단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왔기 때문에 의혹, 또는 음모론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경찰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손 씨 부친은 "우리 가족은 일상 복귀가 불가능하다. 장단의 계획이 특별히 있는게 아니라 아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밝히는 것인데 이렇게 힘들게 될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A 씨 가족은 그동안 말을 아꼈던 것에 대해 "손씨 부모는 아들을 잃었다. 자식 잃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느냐. 우리가 경찰 조사에 협조해 밝혀지면 그게 더 낫지. 전부 다 절대 가만히 있어라. 속이 상하든 상하지 않든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가족 중 경찰 고위직이 있다는 루머에 대해 "아무도 없다. 주변에 그런 사람은 없다.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A 한테 (손 씨는) 굉장히 친한 친구였다. 인터넷이나 이런 데서 살인마 얘기하고, 같이 있던 친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살 수 있겠느냐. 저희도 손 씨 아버님 만큼이나 간절하게 경찰 조사가 잘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7일 '한강 의대생 사망' 관련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손 씨 부친은 자신의 블로그에 "경찰 브리핑 자료를 보면 내용이 이상하다"면서 "목격 내용은 깨우는 모습이라고 발표하면서 사진은 정민이는 방치하고 친구 A 씨가 자리를 정리하고 핸드폰을 보는 모습"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목격자는 "주머니 뒤적거린 이유는 저도 잘 모르는데 저렇게 단정을 지어버리면 어떡하라는 건지. 저는 정확하게 진술했는데 말이 좀 전달이 잘못됐다"고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