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건너뛰고 서울行"…유럽 유명 갤러리 '파격 결정' 이유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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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유명 갤러리가 홍콩 건너뛰고 서울로 온 까닭은
유럽의 유명 갤러리인 '타데우스 로팍' 지사가 오는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들어섭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이어 아시아 미술거래 중심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입니다. 타데우스 로팍은 미술 시장의 '큰손'이 밀집해 있는 홍콩을 건너뛰고 한국을 아시아 미술 시장의 거점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5월 홍콩국가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중국뿐 아니라 홍콩마저 '예술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처지가 된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유럽의 명문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이 오는 10월 서울 한남동 포트힐빌딩에 지점을 엽니다. 타데우스 로팍은 오르그 바젤리츠, 앤터니 곰리, 알렉스 카츠, 잭 피어슨, 데이비드 살레 등 다수의 현대미술의 거장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갤러리입니다. 타데우스 로팍 런던 갤러리에서 근무하는 황규진 디렉터가 이끌게 되는 서울 지점은 한국 작가 이불 씨를 포함해 소속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아시아 지역 컬렉터와 연결할 예정입니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는 "최근 세계 각국의 유명 갤러리들이 한국으로 아시아 시장 중심지 자리를 옮기고 있다"며 그 배경으로 표현의 자유 등을 억압하고,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 정부의 횡포를 꼽았습니다. '데이비드 즈위너', '가고시안', '하우저 운트 비르트' 등 유명 갤러리들이 현재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지만, 홍콩 보안법 통과 이후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자유로운 예술 활동과 투명한 예술거래가 질식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의 미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과 멀지 않은 점도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앞서 베를린과 런던에 갤러리를 두고 있던 '요한 쾨니히'도 올 4월 명품브랜드 MCM과 함께 지사를 일본 도쿄에서 서울로 옮긴 바 있습니다.
중국 자본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전 세계 유명 갤러리들이 가장 비싼 작품을 팔기에 앞서 런던, 뉴욕과 함께 홍콩을 돌며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관례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비민주적인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해지면서 미술 시장에서도 중국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움직임의 수혜 일부를 한국이 챙기는 듯한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눈앞의 조그만 좋은 소식에 들뜰 것이 아니라, 글로벌 예술계가 눈앞의 큰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지, 또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등에 관한 관심과 긴장의 끈을 조금도 늦춰선 안 될 것입니다.
덧붙여서, 예술이란 본질적으로 ‘자유의 공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듭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는 "최근 세계 각국의 유명 갤러리들이 한국으로 아시아 시장 중심지 자리를 옮기고 있다"며 그 배경으로 표현의 자유 등을 억압하고,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 정부의 횡포를 꼽았습니다. '데이비드 즈위너', '가고시안', '하우저 운트 비르트' 등 유명 갤러리들이 현재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지만, 홍콩 보안법 통과 이후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자유로운 예술 활동과 투명한 예술거래가 질식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의 미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과 멀지 않은 점도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앞서 베를린과 런던에 갤러리를 두고 있던 '요한 쾨니히'도 올 4월 명품브랜드 MCM과 함께 지사를 일본 도쿄에서 서울로 옮긴 바 있습니다.
중국 자본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전 세계 유명 갤러리들이 가장 비싼 작품을 팔기에 앞서 런던, 뉴욕과 함께 홍콩을 돌며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관례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비민주적인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해지면서 미술 시장에서도 중국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움직임의 수혜 일부를 한국이 챙기는 듯한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눈앞의 조그만 좋은 소식에 들뜰 것이 아니라, 글로벌 예술계가 눈앞의 큰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지, 또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등에 관한 관심과 긴장의 끈을 조금도 늦춰선 안 될 것입니다.
덧붙여서, 예술이란 본질적으로 ‘자유의 공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듭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