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NOW] 원령공주를 만날 것 같은 도쿄 '이끼 숲'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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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일본 큐슈 남단 가고시마에서 60Km 떨어진 야쿠시마 섬에서 '원령공주'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나 역시 TV에서 방영한 야쿠시마를 보고 일본 여행 TOP5 가운데 하나로 정해 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도쿄에서 일본 남쪽 끝 가고시마까지 날아가 다시 배를 타고 야쿠시마를 가기엔 장벽이 너무 높다. 지난 주말 방문한 미타케산의 신비로운 계곡은 야쿠시마를 천천히 가도 될 정도로 멋진 숲이었다. 그것도 도쿄에 있는....
도쿄 시내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 일반적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오르지만 나는 등산로를 선택했다.
케이블카로 6분, 등산로로 60분. 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는데 가끔 바이크와 경트럭이 지나가 등산객들을 놀래켰는데 이유는 산 정상에 도착해 알게 됐다.
이 산의 특징은 산 위에 작은 마을이 형성돼 있다.
게다가 상점가도 있고 예쁜 민박집과 여관 그리고 식당도 많다.
메인 관광지는 '무사시 미타케 신사'로 산 정상에 있는 것치곤 규모가 컸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등산 개념의 산이 아닌 해발 900m가 넘는 관광지 개념의 산이다.
신사를 구경한 뒤 전망대까지 가는 가벼운 코스가 있는 반면 2시간 30분 정도 코스의 'Rock Garden' 코스도 있는데 폭포와 이끼 숲이 유명하다.
이 밖에도 능선을 따라 근처 산 정상을 향하는 난이도 높은 코스도 몇 개가 있다.
'Rock Garden' 코스는 거의 평지에 가까워 연인 혹은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삼나무 숲을 걸으며 산책하기 좋다.
특히 이끼 숲 계곡은 마치 애니메이션 안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섬나라 풍경.
곳곳에 휴식할 수 있는 벤치에서는 등산객들이 불을 피워 간단한 요리와 커피를 타 마신다.
하이킹 코스 가운데 '7대 폭포'를 보려면 계곡으로 한참 내려간 후 다시 가파른 산을 올라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나 역시 카메라에 담고 싶어 선택했으나 돌아오는 길은 강도 높은 '스쿼트' 훈련이었다.
전망대 가기 전 나타나는 숲속의 가게에서는 맥주와 와인 그리고 차를 판매한다.
기차를 타고 갔더라면 맥주와 와인을 마시고 싶은 풍경이었다.
오솔길 같은 하이킹 코스라 체력적 부담이 없고 도쿄 시내에서 접근성이 뛰어나 3박 4일 이상 도쿄 근교를 찾으며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한국에서 지인이 온다면 배낭 속에 와인 한 병을 넣고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신사를 한 바퀴 돌아 "락 가든"을 산책하며 인생을 얘기하고 전망대 숲에서 와인 한 병을 모두 비운 뒤 작은 마을 상점가에서 '소바와 튀김'을 곁들여 사케로 2차를 하고 도쿄로 귀경하고 싶다.
물론 도쿄에서 3차를 하겠지만 이놈의 '코로나'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한경닷컴 The Lifeist> Cona KIM / JAPAN NOW 편집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