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스가 AI를 활용한 D2C(소비자직접판매)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리바이스 매장.
리바이스가 AI를 활용한 D2C(소비자직접판매)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리바이스 매장.
칩 버그 리바이스트라우스(이하 리바이스)CEO가 지난달 미국 CNBC에 출연해 올해 미국에 40개의 리바이스 매장을 세우고 200개의 아웃렛 매장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버그는 P&G에서 28년 동안 일하며 질레트 등 여러 브랜드를 성공시킨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10년 전인 2011년 리바이스 CEO를 맡아 캘빈클라인 게스 등 경쟁업체들에 밀려 몰락의 길을 걷던 회사를 살린 기업가입니다. 그는 무엇보다 혁신에 고삐를 죄 IT를 활용한 첨단 의류를 선보여 히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버그가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매장을 다시 늘리기로 한 것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온라인 매출이 증가한 기업이어서 더더욱 매장 확충은 의외로 받아들여집니다. 버그의 전략에 세계 제조업과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AI가 모든 유통채널마다 가격 책정

리바이스 주가
리바이스 주가
그가 새로 세울 매장은 이전의 리바이스 매장은 결코 아닙니다. 디지털 온라인 세계와 결합하면서 실험적 요소가 가미된 공간입니다. 리바이스는 코로나 기간에 어떤 판매기업보다 D2C(소비자 직접판매)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전달받는 도로변 픽업을 시도했습니다. 현재 전 매장의 80%에서 픽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구매자를 위한 당일 배송도 시작했습니다. 품절 상품의 재입고 소식과 특별 세일 정보 등은 메일로 보냅니다. 모든 방식을 동원해 제품을 팔았습니다. 코로나 덕분으로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을 넘나들며 상품을 구매하는 소위 옴니채널(Omni-Channel)이 자연스레 형성된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미래 유통은 결국 옴니채널로 귀결된다는 사실도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옴니채널은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오프라인에서도 도매와 소매, 전문 매장 등 다양한 채널에서 재고 관리가 잘 이뤄져야 하고 가격 탄력성도 있어야 합니다. 매장의 재고 품목, 주문한 특정 소비자와의 매장과의 거리, 그리고 배송 비용, 할인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고 물건을 유통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AI가 맡고 있습니다. 데님(두꺼운 면직물)으로 알려진 리바이스는 기업의 마스터 플랜을 AI와 기계학습,데이터 과학 등으로 재정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설되는 매장은 각각 특색을 가집니다. 탈의실을 크게 만든 가게도 있고 온라인 판매 전용 매장을 갖춘 가게도 있습니다. 특정 고객을 위해 특별하게 선택된 재고 상품만 갖춘 가게도 있고 데이터로 고객들의 구매 동향을 일일이 파악해 완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넥스트젠 스토어(NextGen store)도 있습니다. 새로운 리바이스 가게는 소매 가게가 아닌 소비자 체험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세대에서 소비자들은 하나의 채널만이 아닌 여러 채널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지금 리바이스는 10년 동안 협업한 대형 유통 체인 '타겟'과도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합니다. 올해 2월에는 타겟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 '리바이스 포 타겟'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제품은 반려동물과 의류 등 여러 종류로 구성됐으며 상품수는 10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타겟과의 관계는 새로운 소매점을 구축하려는 리바이스 노력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데이터 과학자만들기위한 직원 교육도 실시

리바이스는 이런 AI 작업을 위해 새로운 직원교육도 시작했습니다. 통계나 코딩 배경이 없는 사람에게 통계 분석을 가르치기 위해 고안된 기계학습 부트캠프를 시작했습니다. 매장관리자가 이 교육을 받으면 데이터과학자라는 새로운 직책이 추가됩니다.

리바이스는 1분기에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보이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41%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리바이스의 매출을 24~2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모바일앱 회원도 1분기 35% 늘어났습니다.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AI 기업으로 다시 탄생하려는 기업이 리바이스입니다. 최근 들어선 구글과 협업해 웨어러블 신제품도 내놓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유통 기회와 의류 기능의 전환 등이 리바이스를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 것으로 관측합니다.
오춘호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