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주관 국회정책세미나서 화상으로 기조연설
리퍼트 "중국, 외교적 노선 바꿔 주변국과 갈등…동맹 협력해야"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31일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이 과거의 국제질서 유지 역할이 아닌 공격적·자국 중심적 등으로 노선을 바꾸면서 전 세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견해를 밝혔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해군 주관으로 열린 국회정책세미나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특히 시진핑 체제의 중국에서는 덩샤오핑이 제시했던 외교 노선을 변경하면서 주변국과 다양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포퓰리즘·민족주의와 사회계층 간 갈등 심화 등이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점 등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전통적 역할'로 돌아가고 있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중간선거와 차기 대선 등 미국 내 정치 상황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전 대사는 "지정학적 측면이 복잡하고 불확실해졌지만, 한국의 경우 인구 구조나 정치시스템, 기술, 한미동맹 등은 분명 이점"이라며 "동맹으로서 계속 협력하고 변화하는 정치환경을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한다면 다양한 기회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래 안보환경과 국방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과 역대 해군참모총장, 한국국방연구원(KIDA), 해군발전자문위원,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MAC-Net)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주제발표 발제자로 나선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는 "한국이 북한 위협으로 그간 육군 위주의 다소 불균형적인 국방정책을 추진했다"며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안보환경에 대비해 해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도 미중 갈등 등 국제정세 불안정이 심화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제는 북한 중심적인 관행을 타개하고, 세계 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비전을 구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군이 확보를 추진 중인 경항모에 대한 찬반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기체계 자체보다는 세계로 나가는 상징이자 한국형 상쇄전략의 일환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