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조선株, 그래도 노 젓는 이유…"하반기 수주 좋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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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쇼크에 전고점 대비 11~18% 조정
“선박 부족 더해 물동량도 증가…구조적인 상승 사이클”
“해운업종과 비교한 상대적 매력도 고민 필요”
“선박 부족 더해 물동량도 증가…구조적인 상승 사이클”
“해운업종과 비교한 상대적 매력도 고민 필요”
수주 호황에 상승세를 이어오던 조선사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상승 동력이었던 경기민감주 랠리가 주춤한 데 더해 1분기 실적도 부진했던 탓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조선사에 대해 여전히 호평을 내놓고 있다. 구조적인 조선 호황 사이클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500원(0.35%) 하락한 14만2500원에 마감됐다. 전고점인 지난 11일 종가 16만500원과 비교하면 11.21%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도 16.38% 빠졌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선 지난 6일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16.20% 급락한 뒤 횡보해왔다. 이날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170원(2.89%) 오른 6050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부진했다. 이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018억원, 영업손실 212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조선 빅3 중 한국조선해양만 1분기에 적자를 면했다. 이 회사는 1분기 매출 3조6815억원, 영업이익 67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수준이었다.
조선사들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작년 연말부터 몰아치기 수주로 증권시장 환호를 이끌어 냈지만, 수주 회복의 초창기에는 저가수주를 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 전까지의 수주 부진으로 인해 도크를 놀리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저가수주는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이어졌다. 공사손실충당금은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을 지는 과정에서 손실이 예상되면 이를 미리 부채로 반영하는 회계 계정이다.
또 수주가 늘어나도 당장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선박 건조 계약이 체결된 뒤 조선소는 약 1년의 기간동안 설계 작업을 한 뒤 실제 야드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철강 가격 상승도 조선사들의 주가를 짓눌렀다. 선박을 지을 때 사용되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값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데, 한국에서 유통되는 후판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9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도 작년부터 잇따라 조선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올려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이 올해 해상물동량을 작년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물동량은 선박에 대한 수요다. 이전까지 선박이 부족해 해상운임과 신조선가가 상승했는데, 최근 들어 선박에 실을 화물도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한 연구원은 “최근 지표 개선은 구조적 변화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새로 수주하는 선박들은 제 값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일감을 확보한 조선소가 배 값을 깎아줄 이유가 없다. 클락슨리서치에 집계된 한국 조선소들의 5월 기준 수주잔량은 2472만3403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무게 단위)로, 작년 10월 1875만5211CGT보다 31.83% 늘었다. 선가지수도 4월말 기준 133.76포인트로, 작년 12월부터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고, 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과거 조선사들은 수주가 매출을 상회하고 선가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영수 연구원은 이미 조선업체들 주가에 업황 상승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기업들의 주가는 2월부터 이달 상순까지 랠리를 펼쳤다. 전고점 대비 11~16% 가량 하락한 이날 종가도 1월 말과 비교하면 한국조선해양이 51.60%, 대우조선해양이 37.38% 상승한 수준이다. 조선 지표보다 더 좋은 업황 지표를 기록 중이며, 실적도 잘 나오는 해운업종과 비교한 조선업종의 상대적 매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한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500원(0.35%) 하락한 14만2500원에 마감됐다. 전고점인 지난 11일 종가 16만500원과 비교하면 11.21%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도 16.38% 빠졌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선 지난 6일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16.20% 급락한 뒤 횡보해왔다. 이날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170원(2.89%) 오른 6050원을 기록했다.
과거 수주부진과 작년말 저가 수주로 인한 실적 쇼크
삼성중공업의 급락은 실적 쇼크 때문이다.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5대1 무상감자와 1조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746억원, 영업손실 506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4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대우조선해양도 부진했다. 이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018억원, 영업손실 212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조선 빅3 중 한국조선해양만 1분기에 적자를 면했다. 이 회사는 1분기 매출 3조6815억원, 영업이익 67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수준이었다.
조선사들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작년 연말부터 몰아치기 수주로 증권시장 환호를 이끌어 냈지만, 수주 회복의 초창기에는 저가수주를 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 전까지의 수주 부진으로 인해 도크를 놀리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저가수주는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이어졌다. 공사손실충당금은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을 지는 과정에서 손실이 예상되면 이를 미리 부채로 반영하는 회계 계정이다.
또 수주가 늘어나도 당장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선박 건조 계약이 체결된 뒤 조선소는 약 1년의 기간동안 설계 작업을 한 뒤 실제 야드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철강 가격 상승도 조선사들의 주가를 짓눌렀다. 선박을 지을 때 사용되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값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데, 한국에서 유통되는 후판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9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도 작년부터 잇따라 조선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올려왔다.
“물동량 증가로 구조적 업황 상승 사이클 돌입”
증권가는 여전히 조선 호황을 점친다. 선박을 새로 지어야 할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선박 수요가 증가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이 올해 해상물동량을 작년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물동량은 선박에 대한 수요다. 이전까지 선박이 부족해 해상운임과 신조선가가 상승했는데, 최근 들어 선박에 실을 화물도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한 연구원은 “최근 지표 개선은 구조적 변화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새로 수주하는 선박들은 제 값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일감을 확보한 조선소가 배 값을 깎아줄 이유가 없다. 클락슨리서치에 집계된 한국 조선소들의 5월 기준 수주잔량은 2472만3403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무게 단위)로, 작년 10월 1875만5211CGT보다 31.83% 늘었다. 선가지수도 4월말 기준 133.76포인트로, 작년 12월부터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고, 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과거 조선사들은 수주가 매출을 상회하고 선가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영수 연구원은 이미 조선업체들 주가에 업황 상승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기업들의 주가는 2월부터 이달 상순까지 랠리를 펼쳤다. 전고점 대비 11~16% 가량 하락한 이날 종가도 1월 말과 비교하면 한국조선해양이 51.60%, 대우조선해양이 37.38% 상승한 수준이다. 조선 지표보다 더 좋은 업황 지표를 기록 중이며, 실적도 잘 나오는 해운업종과 비교한 조선업종의 상대적 매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한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