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 중인 ‘누구나 집’과 ‘누구나 보증’ 등 주택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시범사업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하나금융투자, SGI서울보증 등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누구나 집 시범단지 1만여 가구를 경기 화성과 파주, 인천 서구·미추홀구·남동구, 광주 남구 등에 짓기 위해 해당 자치단체와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누구나 집은 집값의 6~20%만 내면 10년 뒤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주택으로, 송 대표가 인천시장 시절 고안했다. 입주민들이 집값 일부를 출자해 사회적협동조합 등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면 보증기관으로부터 직접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개인 차주가 아니라 협동조합의 신용을 바탕으로 해 연 2.5% 수준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게 송 대표 측 설명이다. 프로젝트 금융 주관사로는 하나금융투자, 시공사로는 서희건설과 동원개발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기관의 보증을 통해 입주민의 신용도와 관계없이 임대보증금 대출 이자를 연 3% 수준으로 낮추는 누구나 보증도 구체화되고 있다.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우선 LH 공공임대주택 150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LH, SGI서울보증 및 모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와 조만간 업무협약(MOU)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구조 설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송 대표 개인의 정책 브랜드인 ‘누구나 시리즈’가 정부나 당 차원의 공식적인 검증 없이 밀실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특위 관계자는 “1일 열리는 ‘누구나 집 및 누구나 보증 도입방안 세미나’를 기점으로 당내 공론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조미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