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급 회사채가 인기다. 시장에서 ‘우량채권’의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AA등급보다는 아래 등급이지만 금리 매력이 높은 데다 강한 실적 개선세로 등급 상향 기대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점도 A급 회사채로 돈이 몰리는 요인이다.

A급 회사채, 인기는 '특급'이네
1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집계한 결과, A급(A+, A, A-) 회사채는 2분기 들어 평균 5.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조6050억원 모집에 8조8400억원의 기관 매수 주문이 몰렸다.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더 탄탄한 기업들이 발행하는 AA급 회사채의 수요예측 경쟁률(4.17 대 1)보다 높았다.

A급 회사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작년 2분기 수요예측 경쟁률은 1.61 대 1에 불과했다. AA급 회사채(2.75 대 1)보다 낮은 것은 물론 모집액을 다 채우지 못하는 미매각도 빈번했다. 신용등급 A-인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5월 1500억원을 모집했는데, 50억원어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그 외 롯데손해보험, 한화건설, GS건설, OCI,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이 발행한 A급 회사채가 지난해 미매각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1월부터 신세계푸드(4.75 대 1), 대림(11.30 대 1), 한라홀딩스(6.85 대 1), SK렌터카(13.08 대 1) 등 A급 회사채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A급 회사채의 1분기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7.06 대 1로 AA급 회사채(5.83 대 1)를 크게 웃돌았다.

건설, 중공업, 음식료 등 A급 회사채가 많이 포진한 업종 기업들이 빠르게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덕분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경기 회복으로 A급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돼 신용등급이 오를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 상향 건수는 총 35건으로, AA급의 4건을 압도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