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男·중소형株 투자 수익률 낮아…우량株 묻어둔 5060은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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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3000~3200선 횡보장 속 '단타 vs 장타' 승자는
지난해 가장 쉽게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스토리 가운데 하나가 주식투자 성공기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 성공 후일담이 자취를 감췄다. 첫 주식 투자 이후 들떠 있던 주부 투자자도,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베팅에 나섰던 젊은 개미(개인투자자)들도 요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주가가 3000~3200선에서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투자자 A씨는 최근 1년 수익률이 -80%에 달한다. 변동성이 큰 코스닥 바이오주,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나 테마주를 위주로 투자하며 한때 큰 수익을 냈지만 점차 타이밍이 어긋나며 수익률이 나빠졌다. 종목 분석 없이 각종 테마와 운에 기대 투자하던 A씨의 월평균 회전율은 500%. 종목을 바꿀수록 수렁에 빠지기 시작했다.
주식회전율이 300% 이상인 20대 단타족은 최근 1년간 6.9%, 6개월 수익률은 -2.4%로 나타났다. 지난해 돈을 번 사람들은 주가가 횡보하자 올 들어 마음이 급해졌다. 이들이 가장 많이 매매한 종목은 KODEX 레버리지 ETF였다. 코스피200지수 상승분의 두 배 수익률을 거두는 상품이다. 국민주 삼성전자도 상위종목에 포진해 있었지만 그 뒤를 이은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다. KODEX 레버리지와 반대로 지수 하락에 베팅해 두 배의 수익을 낸다. 최근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지수 상승과 하락을 예상해 투자에 나섰지만 결국 저조한 수익을 기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빈번한 거래로 인한 손실금과 거래 수수료까지 더해져 수익률이 더욱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1년 전 삼성전자, 카카오, 셀트리온 등에 투자해 묻어둔 투자자는 정반대 결과를 얻었다. 우량주에 장기 투자(회전율 50% 미만)한 60대 이상 1년 수익률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54.0% 18.3%로 집계됐다. 투자자 B씨의 경우 지난해 주도주로 떠오른 카카오와 네이버 등에 투자한 결과 잦은 매매 없이 100% 넘는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도 이 같은 흐름을 보였다. 주식회전율이 50% 미만인 투자자 33만1581명의 1년 수익률은 47.8%, 50~300%(38만9694명)의 경우 45.3%를 기록했다. 반면 회전율이 300% 이상인 21만4674명의 수익률은 17.5%까지 떨어졌다.
주식 투자 열풍이 본격화한 작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 네 곳의 표본 고객 20만 명을 대상으로 이 기간 주식 거래 등을 살펴본 결과 작년 주식시장에 첫발을 디딘 신규 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8.2거래일에 불과했다. 중소형주 투자자,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높았다. 전체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 당일 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한 거래 비중은 55%나 됐다. 그 결과 신규 투자자의 62%는 손실을 냈고, 이들의 누적 수익률은 5.9%에 그쳤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1.2%로 떨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나 테마주에 투자한다는 것은 투자 종목에 대한 공부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주식을 도박처럼 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익률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버리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1년에 -80% 손실낸 이유는?
A씨와 같은 ‘단타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데이터랩팀을 통해 고객 93만5949명의 주식 회전율(매매 빈도)과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이 같은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주식회전율이 300% 이상인 20대 단타족은 최근 1년간 6.9%, 6개월 수익률은 -2.4%로 나타났다. 지난해 돈을 번 사람들은 주가가 횡보하자 올 들어 마음이 급해졌다. 이들이 가장 많이 매매한 종목은 KODEX 레버리지 ETF였다. 코스피200지수 상승분의 두 배 수익률을 거두는 상품이다. 국민주 삼성전자도 상위종목에 포진해 있었지만 그 뒤를 이은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다. KODEX 레버리지와 반대로 지수 하락에 베팅해 두 배의 수익을 낸다. 최근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지수 상승과 하락을 예상해 투자에 나섰지만 결국 저조한 수익을 기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빈번한 거래로 인한 손실금과 거래 수수료까지 더해져 수익률이 더욱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1년 전 삼성전자, 카카오, 셀트리온 등에 투자해 묻어둔 투자자는 정반대 결과를 얻었다. 우량주에 장기 투자(회전율 50% 미만)한 60대 이상 1년 수익률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54.0% 18.3%로 집계됐다. 투자자 B씨의 경우 지난해 주도주로 떠오른 카카오와 네이버 등에 투자한 결과 잦은 매매 없이 100% 넘는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도 이 같은 흐름을 보였다. 주식회전율이 50% 미만인 투자자 33만1581명의 1년 수익률은 47.8%, 50~300%(38만9694명)의 경우 45.3%를 기록했다. 반면 회전율이 300% 이상인 21만4674명의 수익률은 17.5%까지 떨어졌다.
“과도한 자신감이 화근”
단타족이 저조한 수익을 낸 사례는 과거에도 숱하게 많았다. 한화투자증권이 5년 전 발표한 회전율과 수익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 역시 결과는 같았다. 당시 회전율 100% 이하 그룹의 연간 수익률은 7.1%인 데 비해 2000% 이상 그룹은 18.4%의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도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였다. 거래 빈도가 높아질수록 거래 수수료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내놨다. “거래비용에 따른 수익률 감소 효과가 회전율 100% 이하 그룹에선 1.1%포인트로 나타났지만 2000% 이상에서는 36.5%포인트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주식 투자 열풍이 본격화한 작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 네 곳의 표본 고객 20만 명을 대상으로 이 기간 주식 거래 등을 살펴본 결과 작년 주식시장에 첫발을 디딘 신규 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8.2거래일에 불과했다. 중소형주 투자자,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높았다. 전체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 당일 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한 거래 비중은 55%나 됐다. 그 결과 신규 투자자의 62%는 손실을 냈고, 이들의 누적 수익률은 5.9%에 그쳤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1.2%로 떨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나 테마주에 투자한다는 것은 투자 종목에 대한 공부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주식을 도박처럼 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익률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버리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