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67.7% 급증했다. 중금리 대출을 대거 늘리면서 이자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중금리 대출' 저축은행에 효자상품
1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총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애큐온·유진·OSB·모아·상상인)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총 2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1750억원)보다 67.7% 늘어난 수치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전년 동기(681억원)보다 27.0%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은 395억원에서 776억원으로 96.5%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도 올 1분기엔 흑자를 냈다. 2020년 1분기에 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KB저축은행은 올 1분기 5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저축은행 자산도 꾸준히 늘고 있다. 10대 저축은행의 올 1분기 총자산 합계는 50조1699억원으로 작년 말(46조2199억원)보다 4조원(8.7%)가량 늘어났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총자산 순위 변동도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하던 페퍼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올 1분기 각각 3위와 4위로 올라섰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연 14~16% 수준인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 것이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잔액은 2019년 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 중금리 대출 증가세는 더 빠르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원래 고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던 저축은행으로선 중금리 대출 수요자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우량 고객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이라며 “다양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을 유치한 결과 높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의 올 1분기 이자 수익은 2653억원으로 전년 동기(2224억원) 대비 19.3% 늘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은행 대출을 죄자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 등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혜택을 입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