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트럼프 같다" 직격탄
1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날 열린 첫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의 이 후보 모습에 대해 ‘논리적’이라는 평가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이 후보는 이전부터 ‘두루뭉술한’ 말과 논리를 펼치는 기존 중진들과 달리 “맞는 건 맞고 아닌 건 아니다”라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왔다. 반대파에 대해서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보다는 논리로 압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종일관 경쟁자인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에게 논리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그동안 수차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기존 정치인들의 명확하지 않은 태도를 ‘보신주의’ 혹은 ‘다선지향형 정치’라고 규정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안전과 다음 선거에서의 재선만을 위해 모험을 하지 않는 정치”라는 비판이다. 또 이 때문에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존 정치문화에 대한 20~40세대의 불만과 피로가 ‘이준석 열풍’의 한 요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치공학적 접근보다는 논리와 합리성을 가지고 뛰어드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다.
당대표에 당선되면 당 개혁 작업이나 운영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러다 보니 당내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리더십이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경쟁자들 역시 이 점을 파고들고 있다. 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분열의 리더십이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있다”며 “트럼프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조차 ‘새로운 리더십이냐, 갈등의 리더십이냐’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솔직함이냐 예의없음이냐’를 두고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MZ세대에 대한 ‘정치판 논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