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버스는 정시 출발", 주호영·나경원 "尹 안 들어와도?"
계파문제 공방도…羅 "대선패배 시 정치 일선서 물러날 것"
야권 단일화 해법 충돌…朱·羅 '원샷경선' vs 李 '자강론'(종합)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이 31일 MBC '100분 토론'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단일화의 구체적 해법 등을 놓고 충돌했다.

이준석 후보는 당 밖의 주자들을 끌어들일 정당을 먼저 만들자고 한 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야권의 모든 후보가 당 안에서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시했다.

후보들은 계파 논란을 비롯해 할당제를 놓고도 곳곳에서 대립했다.

◇ 이준석 "'단일화 무새' 안돼"…주호영·나경원, 야권분열 우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공정한 룰을 만들어 놓고 당 밖의 주자들이 들어오게 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른바 자강론이다.

이 후보는 "'단일화 무새', '통합 무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앵무새처럼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출발한다"고 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하지 않아도 당내 경선을 치를 것임을 시사했다.

조경태 후보도 "우리 당 스스로 토양이 좋아지고,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면 국민도 수권정당으로서 모범을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자강론을 지지했다.

나·주 후보는 이 같은 구상이 야권 단일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 후보는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타게 된다"며 "우리의 경선 열차는 9월 말에 출발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 역시 "우리 당 후보를 먼저 뽑는다면 단일화가 어려울 수 있다"며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준석-주호영, 계파 문제 공방…李 "유승민 사무실 안 쓴다"
당내 계파 문제도 거론됐다.

이 후보가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점을 일부 후보들이 공격한 것이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후보 중 한 분과 특별한 관계여서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아버지와 유 전 의원이 경북고·서울대 동문임을 상기하며 "(김부겸) 총리와 아버지가 동문인데 걱정 안 되시는가"라고 반박했다.

홍문표 후보 역시 이 후보를 향해 "유 모 전 의원과 특수한 관계에 있나"라며 "유 전 의원의 사무실을 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는 즉각 "거짓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 사무실에 어떤 물건도 두지 않고, 인터뷰할 때 그 장소를 썼다는 이유로 사무실을 두고 있다 하는데 노원구 상계동에 제 사무실이 있다"고 말했다.

◇ 집요한 약점 공격…"李 할당제 혜택"·"朱 영남 쏠림"·"羅 강경보수"
후보들은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을 썼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젠더 논란을 촉발했다고 짚었다.

또 공천 할당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 후보가 정작 지난해 총선에서 할당제 혜택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 후보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청년 공천자로 선정한 '퓨처 메이커'에 이 후보가 선정된 점을 언급하며 "본인은 혜택을 보고 사다리를 걷어차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후보를 둘러싼 '영남당 논란'도 제기됐다.

이에 주 후보는 "서울 출신인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체제에서 우리 당의 외연이 확장됐나"라며 "'영남당 프레임'은 저를 견제하기 위한 자해적 프레임"이라고 받아쳤다.

주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당을 강경보수로 몰아가 총선에 실패했다는 점을 들췄다.

나 후보는 "여러 패배가 있었으나 구당의 마음으로 전대에 나왔다"며 "대선에 승리하지 않으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