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죽지 않는 마녀 지망생의 당돌한 매력…애니 '아야와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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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첫 3D 작품…미야자키 하야오 아들 고로 감독 연출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가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신작 '아야와 마녀'를 내놨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아야와 마녀'는 지브리가 처음으로 제작한 3D 작품이다.
'이웃집 토토로'(1988)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등 동화 같은 그림체에 익숙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팬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그림체뿐 아니라,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캐릭터의 구성, 록 음악을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로 삼은 것까지 기존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노선을 걷는다.
그동안 지브리 작품들은 상상 속 세계에 기반을 두고 숲, 바다, 하늘 등 드넓은 자연을 누비며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아야와 마녀'는 영국 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 아야가 갇히게 된 마녀의 집 안을 주요 무대로 삼는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나 반전과 평화 등 기존 지브리 작품들이 품고 있던 키워드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숨겨진 이야기나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듯한 캐릭터에 오롯이 집중한다.
지브리 전작들이 평범한 주인공이 어떤 일을 계기로 상상 속 세계에 입문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됐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아야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쥐고 흔든다.
여자 주인공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앞선 지브리 작품들과 비슷하지만, 아야는 남다르다.
아야는 갓난아기일 때 '동료 마녀 12명을 완전히 따돌리면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는 수수께끼 같은 편지와 함께 성 모어발트의 집에 맡겨졌다.
아야의 본명은 '아야츠루', 사람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10살이 된 아야는 씩씩하고 영리하다.
이름대로 아야는 원하는 바가 뚜렷하고 그것을 얻어낼 줄 안다.
삼백안에 위로 치솟은 눈썹에서 고집스러움이 느껴지는 아야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슬픔에 빠지지 않는다.
파란색 풍성한 곱슬머리 마녀 벨라와 심기가 불편하면 눈에 불꽃을 내뿜는 3m 장신의 마법사 맨드레이크에게 원치 않는 입양을 당하지만 입을 삐쭉 내밀고 못된 표정을 한번 지어 보일 뿐 '어쩌겠어'란 식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해나간다.
출입문이 사라진 집에 갇혀 꼼짝없이 벨라의 조수가 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주눅 드는 법이 없다.
오히려 일손을 보태는 대신 마법을 가르쳐 달라는 거래를 제안하고, 맨드레이크의 마음을 살살 녹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집에 잘 적응하는 것이 미션이라면, 아야에게는 식은 죽 먹기다.
무엇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를 도와주는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녀 소피 곁을 지키는 하울과 같이 상상의 세계에서 주인공을 이끌어주는 강인한 존재가 없다.
사람 말을 하는 고양이 토마스와 명령에 복종하는 데몬들이 조력자로 등장하지만, 아야의 능력보다 한 수 아래다.
벨라와 맨드레이크, 아야를 성 모어발트 집 문 앞에 남기고 사라진 정체불명의 빨간 곱슬머리의 마녀. 이 세 사람의 과거 이야기는 영화에 흥미를 돋운다.
록 밴드로 활동한 세 사람 사이에는 비밀이 있는 듯하지만,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아야와 마녀'는 3D 작품이란 형식 외에도 그간 스튜디오 지브리가 보여주지 않았던 시도들로 신선함을 산다.
연출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맡았다.
다만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는 자잘한 사건들 외에 작품 전체 분위기를 휘어잡는 이렇다 할 만한 사건이 없다.
극장용보다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일부를 본 듯한 느낌을 주는 점은 아쉬움을 산다.
상영시간 83분.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가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신작 '아야와 마녀'를 내놨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아야와 마녀'는 지브리가 처음으로 제작한 3D 작품이다.
'이웃집 토토로'(1988)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등 동화 같은 그림체에 익숙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팬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그림체뿐 아니라,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캐릭터의 구성, 록 음악을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로 삼은 것까지 기존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노선을 걷는다.
그동안 지브리 작품들은 상상 속 세계에 기반을 두고 숲, 바다, 하늘 등 드넓은 자연을 누비며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아야와 마녀'는 영국 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 아야가 갇히게 된 마녀의 집 안을 주요 무대로 삼는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나 반전과 평화 등 기존 지브리 작품들이 품고 있던 키워드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숨겨진 이야기나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듯한 캐릭터에 오롯이 집중한다.
지브리 전작들이 평범한 주인공이 어떤 일을 계기로 상상 속 세계에 입문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됐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아야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쥐고 흔든다.
여자 주인공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앞선 지브리 작품들과 비슷하지만, 아야는 남다르다.
아야는 갓난아기일 때 '동료 마녀 12명을 완전히 따돌리면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는 수수께끼 같은 편지와 함께 성 모어발트의 집에 맡겨졌다.
아야의 본명은 '아야츠루', 사람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10살이 된 아야는 씩씩하고 영리하다.
이름대로 아야는 원하는 바가 뚜렷하고 그것을 얻어낼 줄 안다.
삼백안에 위로 치솟은 눈썹에서 고집스러움이 느껴지는 아야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슬픔에 빠지지 않는다.
파란색 풍성한 곱슬머리 마녀 벨라와 심기가 불편하면 눈에 불꽃을 내뿜는 3m 장신의 마법사 맨드레이크에게 원치 않는 입양을 당하지만 입을 삐쭉 내밀고 못된 표정을 한번 지어 보일 뿐 '어쩌겠어'란 식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해나간다.
출입문이 사라진 집에 갇혀 꼼짝없이 벨라의 조수가 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주눅 드는 법이 없다.
오히려 일손을 보태는 대신 마법을 가르쳐 달라는 거래를 제안하고, 맨드레이크의 마음을 살살 녹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집에 잘 적응하는 것이 미션이라면, 아야에게는 식은 죽 먹기다.
무엇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를 도와주는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녀 소피 곁을 지키는 하울과 같이 상상의 세계에서 주인공을 이끌어주는 강인한 존재가 없다.
사람 말을 하는 고양이 토마스와 명령에 복종하는 데몬들이 조력자로 등장하지만, 아야의 능력보다 한 수 아래다.
벨라와 맨드레이크, 아야를 성 모어발트 집 문 앞에 남기고 사라진 정체불명의 빨간 곱슬머리의 마녀. 이 세 사람의 과거 이야기는 영화에 흥미를 돋운다.
록 밴드로 활동한 세 사람 사이에는 비밀이 있는 듯하지만,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아야와 마녀'는 3D 작품이란 형식 외에도 그간 스튜디오 지브리가 보여주지 않았던 시도들로 신선함을 산다.
연출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맡았다.
다만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는 자잘한 사건들 외에 작품 전체 분위기를 휘어잡는 이렇다 할 만한 사건이 없다.
극장용보다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일부를 본 듯한 느낌을 주는 점은 아쉬움을 산다.
상영시간 83분.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