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의 모습. 사진=뉴스1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의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빚이 올 1분기에만 10조원 넘게 늘었다. 수익이 줄면서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자료를 보면 비법인기업(자영업자)의 예금은행 대출금 잔액은 올 1분기 말 409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10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법인기업은 개인이 기업을 100% 소유하는 일종의 사업조직으로 통상 자영업자를 말한다.

자영업자의 분기 대출 증가폭은 2019년만 5조~6조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21조2000억원으로 치솟았고 올 들어선 10조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자영업자의 빚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벌이가 시원치않자 원재료 구매와 직원 급여를 비롯한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한 결과다. 자영업자 소득으로 통하는 ‘가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올해 1분기에 월평균 76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다. 작년 4분기(-3.9%)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금융회사가 국내 기업·자영업자에 빌려준 대출금 잔액은 1435조8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2조1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분기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분기 후 가장 컸던 지난 2분기(69조1000억원)보다는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분기 증가폭이 20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적잖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대출은 각각 399조9000억원, 911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조1000억원, 31조1000억원 늘었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이 각각 849조2000억원, 586조6000억원으로 25조5000억원, 16조7000억원 불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