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고(故) 이모 중사의 주검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고(故) 이모 중사의 주검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공군 여 부사관 성폭력 사망사건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로 촉발된 군내 성폭력 발생 및 정치권과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일 국방부는 3~16일 2주간을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 기간'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직접 피해를 본 사례뿐 아니라 성폭력 사례를 목격한 경우에도 전화 또는 이메일로 신고할 수 있다. 국방부는 매년 7∼8월, 12∼1월 두 차례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별도의 신고기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오후 서욱 국방부 장관은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고(故) 이 중사의 유가족을 만났다. 서 장관은 "2차 가해와 지휘관으로서의 조치들을 낱낱이 밝혀 이 중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저도 사실은 이 중사와 같은 딸 둘을 둔 아버지다. 딸을 케어한다는(돌본다는) 그런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좀 늦었지만 이렇게까지 국방부 검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책임지고 해주신다니까 그렇게 결정해주셔서 장관님께 감사를 일단 먼저 드린다"면서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구속수사고 (이후) 2차, 3차 가해자 처벌"이라고 말했다.

고인인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상부에 신고한 뒤 두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이 중사의 신고 이후 공군의 조직적인 회유와 은폐 시도가 있었다며 장례까지 미룬 채 가해자 구속수사 등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이 1일 알려지면서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송 대표는 같은 날 곧바로 유족을 만나기도 했다.

당초 공군본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려던 국방부는 1일 저녁 국방부검찰단으로 사건 조사를 이첩했다. 수사 과정에는 민간 전문가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