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마 시작은 아직…정체전선 중국 남부∼일본 남동해상 위치
지난달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오면서 강수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우리나라 대기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남하하면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려 강수량은 142.4㎜, 강수일수는 14.4일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1973년 이후 강수량은 7번째, 강수일수는 첫번째로 많았다.

비가 많이 온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일본은 장마철이 지난달 5일 오키나와(沖繩)와 아마미(奄美)를 시작으로 11일 규슈(九州) 남부, 15일 규슈 북부∼도카이(東海)에서 시작했다.

이는 평년보다 19∼22일 이른 시점이다.

시코쿠(東海·5월 15일)와 긴키(近畿·5월 16일)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1년 이후 가장 빨랐고 규슈 남부(5월 11일)와 북부(5월 15일), 주고쿠(中國·5월 15일), 도카이(5월 16일)는 두번째로 빠른 장마철로 기록됐다.

일본의 장마철이 빨랐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5월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발달하는데 올해는 이 고기압이 평년보다 빨리 확장해 그 가장자리를 따라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정체전선이 일찍 형성됐기 때문이다.

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에서 평년 대비 대류가 활발해져 필리핀해 부근의 대류가 억제된 것도 북태평양고기압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중국은 중남부를 중심으로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평균 강수량은 1961년 이후 가장 많았고 양쯔강은 1865년 관측 후 15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점차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아열대 지역에서 인도차이나반도 부근까지 동서로 길게 확장했고, 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에서 온난다습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된 가운데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강한 강수대가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꾸준히 발달하며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비가 잦긴 했지만, 아직 장마철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전형적인 장마철의 시작은 남쪽기단(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에 따른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야 하며 북쪽기단(오호츠크해 고기압 또는 대륙고기압 등)과 만나 정체전선을 꾸준히 형성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나타난 강수 현상은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위치한 가운데 주기적으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저기압이 발달하고 대기가 불안정해진 데 따른 것이다.

전날 오후 9시 기준 정체전선은 북위 30도 아래 중국 남부∼일본 남동해상 부근에 걸쳐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에서 집중호우가 내리고 일본의 장마철이 빨리 시작한 것은 다량의 수증기 공급과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 등과 연관성이 크기 때문에 꾸준한 감시와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