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2일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4분기에는 글로벌 재화 소비가 정점을 찍으면서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3분기에 코스피지수가 3450으로 고점을 찍고, 이후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게 하이투자증권의 지적이다.

미국의 서비스 소비 중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본 업종은 외식, 숙박, 레저, 운송 등이다. 이 업종들은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지난 5월 급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서비스 부문은 미국 전체 고용의 86%를 차지한다. 물가의 62%도 여기서 좌우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서비스 지출이 늘면 재화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쉽게 말해 노트북 살 돈으로 여행을 가기 시작하면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찍고 꺾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재화 소비 위축은 신흥국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에 서비스가 아니라 재화를 팔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재화 소비가 줄면 아시아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약화하면서 달러 강세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테이퍼링(유동성 축소) 논의로 미국 증시와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따로 움직인 2013년과 비슷한 흐름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조 위원의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경제 재개 수혜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미국 내 여행, 항공, 영화, 카지노 등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업종 수혜 가능성도 제기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