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코로나 시대 숨은 영웅 '데이터'
내 회사는 코로나19로 직원들의 국가 간 이동을 제한하고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그러면서도 비즈니스를 이어 가기 위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여러 기관과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비즈니스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더욱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고객, 파트너사, 일련의 생산활동 등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통찰력 있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코로나19 위협을 최소화하고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시대에 데이터는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까. 코로나19는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켜, 기업이 지금까지 사용하던 데이터에만 묶여 있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데이터 분석은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수요를 예측해 소비자 행동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 더 나은 분석을 위해 날씨, 지정학적 영향, 의료 등 보다 광범위한 외부 데이터의 통합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윈드리버는 미국과 중국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기술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5%는 실시간 데이터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같은 디지털 기술에 투자를 늘렸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는 기업의 기술 투자를 바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공급망’의 변화다. 기업은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일어나는 비즈니스의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 광범위하고 실시간으로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탄력적인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 예 중 하나가 코로나 백신 접종이다. 많은 연구진이 백신 개발에 힘쓴 결과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다. 조만간 의미 있는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백신이 모든 개인에게 한꺼번에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직업, 연령 등을 고려해 부류별로 공급되기 때문에 공급망 문제는 특히 중요하다. 백신의 개발부터 제조, 물류, 접종처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조정해야 한다. 이런 공급망을 관리하는 것이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숨은 영웅, 데이터의 역할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백신을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하는 데이터의 역할은 막중하다. 개발된 백신을 우리에게 현실로 가져다주는 것이 데이터인 셈이다. 이처럼 데이터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우리의 일상과 더욱 가까워졌다. 앞으로도 이 위기를 이겨내고 전 지구적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데이터’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