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 전문 기업 엘비루셈 청약에 약 8조7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공모가가 높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산업 호황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비루셈은 2~3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결과 8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867 대 1, 공동 주관사인 KB증권에서 72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증권사에서 약 38만 건이 접수됐다.

이 회사는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41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 1만4000원을 기준으로 한 공모 총액은 840억원, 시가총액은 3444억원이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24.4%로, 오는 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일각에서는 이날 상장한 에이디엠코리아가 오랜만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한 것이 엘비루셈 청약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에이디엠코리아는 이날 공모가 3800원의 두 배인 76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곧바로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하며 988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다소 주춤했던 공모주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공모가도 잇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라온테크는 15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한 기관의 94.5%가 희망가격(1만2800~1만5800원) 최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공모가를 1만8000원으로 높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